#2. 김모씨(37)는 직장동료인 장모씨(38)와 함께 5년 전 같은 펀드에 투자했다. 김씨는 일정액 적립식으로 투자했고 장씨는 적금을 해약해 목돈을 한번에 넣었다.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만 해도 김씨는 '한번에 몰빵하다 망한다'며 장씨를 놀렸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을 확인해보고 할말을 잃었다. 장씨의 수익률이 자신보다 20%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적립식으로 투자하는게 수익률이 더 좋은 것 아니었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적립식펀드는 일반인들이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상품 중 하나다. 그만큼 적립식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도 많고 적립식펀드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됐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지만 적립식펀드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적립식으로 장기투자하면 거치식으로 투자하는 것보다 항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대표적이다. 적립식이 거치식에 비해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늘 더 좋은 성과를 내지는 않는다. 두 방법간 수익률은 주식시장의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달라지기 때문이다.
◆5년 수익률 거치식펀드가 더 낫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익률 상위 10위에 오른 펀드들의 성과를 살펴본 결과 적립식으로 투자한 것보다 거치식으로 투자한 경우의 수익률이 평균 14.89%포인트 높았다.
적립식은 평균 39.88%, 거치식은 54.7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거치식으로 90.11% 수익률을 낸 'GB원스텝밸류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적립식 투자에서는 48.18%의 수익을 냈다. '마이트리플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_ClassA'도 거치식 수익률이 적립식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았다.
국내 증권사 펀드연구원은 "펀드 편입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길게 놓고 봤을 때 2008년 10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상승추세를 나타내면서 상승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거치식 투자수익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하위 10위에 있는 펀드들은 적립식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다. 이들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적립식이 -2.67%로 거치식(-22.93%)보다 20% 가까이 손실을 덜 냈다.
'하나UBS금융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A'는 거치식과 적립식 수익률이 3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고 거치식에서 -17~-19%가량 손실이 난 '유리Growth&Income증권투자신탁[주식]' '우리위풍당당대표주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2' '유리웰스중소형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_Class C4' '미래에셋중형주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는 적립식에서 모두 플러스 성과를 냈다.
◆투자·환매 타이밍 잘 잡아야
적립식은 정기적으로 일정금액을 투자함으로써 주가하락 시에는 낮은 단가에 주식을 매입하고 상승 시에는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면서 매입단가 인하효과(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방법이다.
적립식 투자의 최대 장점은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로 변동성을 줄여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형 악재 속에서도 거치식에 비해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더욱 매력적인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변동성이 크지 않다면 굳이 적립식 투자로 위험을 분산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적립식펀드 투자는 주가가 U자 형으로 하락세 후 상승세를 그릴 때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난다.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많이 낮아져 있는 현재 증시상황도 적립식펀드 투자의 기회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상승세 이후 하락하는 경우에는 단가만 높인 후 주가하락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오히려 역효과만 날 가능성이 높다. 일정수준의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투자시점과 함께 투자방법도 잘 골라야 한다. 적립식펀드는 매월 일정액을 투자하는 정액적립식과 투자자 임의로 적립금을 넣을 수 있는 자유적립식이 있다.
매월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정액정립식은 시세와 무관하게 꾸준한 투자를 할 수 있고 자유적립식은 목돈이 생기거나 시장상황에 따라 적립금 규모를 조절하고 싶을 때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각 이점이 있다.
실제로 수익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환매시점을 잘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매시기를 잘못 잡아 환매가격이 투자기간 중 평균가격보다 낮으면 시중은행 금리에도 못 미치는 수익만 얻게 될 수도 있다.
황규용 한국투자증권 상품개발부 차장은 "펀드 환매시기는 시장상황에 맞춰 할 수도 있지만 투자 전 설정한 목표수익률과 투자기간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예상한 것보다 빠르게 수익을 달성했을 경우에는 일부만 환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기로 적립식 투자를 하면서 펀드의 평가가격이 많이 올랐을 경우에도 환매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황 차장은 "적립식 투자를 오래 하다보면 평가가격이 올라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며 "이 경우에는 기존 펀드를 일부 환매해 재투자하거나 다른 펀드로 갈아타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인 투자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존 펀드의 적립금 규모를 늘려도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를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