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은 '그로서란트' 컨셉트를 표방하며 프리미엄 푸드 부티크로 재탄생한 '고메이 494'. 엄선된 식재료를 선보이는 마켓(Grocery)과 국내 최고의 식음시설(Restaurant)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새로운 포맷의 식품관이다.
획일적이었던 백화점 식품관에서 탈피해 그동안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와 MD를 선보여 고객 호응을 이끌고 있다. 한 곳에서 먹고 즐기고 소통하는 새로운 '식 문화'를 제시하며 10월 5일 오픈 이후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운 신장을 보이고 있다.
◆독특한 서비스·마케팅 새바람
고메이 494의 총 영업면적은 기존 '고메 엠포리엄' 대비 523㎡(159평) 확대된 3227㎡(978평)다. 식음공간 구성비를 전체 면적의 57%(총 1841㎡)로 강화하고, 고객이 식사하는 좌석 수 역시 기존 113석에서 300석으로 대폭 확대했다.
동종업계와 식품 관계자들 사이에선 고메이 494의 독특한 서비스와 MD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고객이 구매한 농산물을 무료로 세척·손질해주며 간식채소(고구마, 감자)를 즉석에서 구워주는 '컷앤베이크'(Cut & Bake) 등의 서비스가 독특하다. '에어샤워(Air shower)', '부쳐 앤 스테이크(butcher & steak)', '바이 빅(Buy Big)/바이 스몰(Buy Small)' 등 매장 곳곳에는 갤러리아의 새로운 서비스와 판매기법이 녹아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고메이 494에 입점한 맛집들로 대형 유통업체 상생실천의 모범적인 사례가 된다는 점이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를 배제하고 동종업계에 입점하지 않은 중소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최고의 맛집 전문점을 엄선했다.
박세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10월 4일 고메이 494 프리오픈 행사에서 "감각있는 장인들을 모시기 위해 처음부터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배제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협업할 곳을 찾았다"면서 "이윤의 일부를 협력업체에 되돌려주고 고객에게도 질 높은 서비스로 보답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유명 쉐프를 영입하기 위해 비 오는 날 직접 꽃다발을 들고 유명 셰프의 집으로 찾아갈 만큼 갤러리아는 고메이 494에 입점할 최고의 맛집 선정에 공을 들였다. 강남 주부들을 초빙해 시식 테스트도 진행했다.
◆최고의 중소 맛집 엄선 상생모델로
갤러리아 측은 고메이 494 맛집 선정 과정을 "삼고초려 이상이었다"고 표현한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들어온 만큼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자영업자의 대표적인 상생 성공모델를 제시하며 협력업체와 새로운 윈윈(Win Win) 방향성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갤러리아는 입점 맛집들에 대해 동종업계 대비 현저히 낮은 수수료를 적용했고, 매장 구성에 필요한 인테리어비 비용도 지원했다. 입점 맛집과 본점 위치 소개를 담은 '고메이 맛 지도'와 메뉴보드에는 해당 브랜드 로고와 본점 주소를 기재했다. 음식재료가 떨어지면 백화점 매장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판매를 종료하는 '솔드아웃제'도 도입했다.
입접업체인 '씨리얼고메' 헤드 셰프인 레이먼킴은 "이제까지 백화점으로부터 많은 입점 제의를 받아왔지만, 갤러리아처럼 상생의 파트너십을 보여준 곳은 없었다"며 "이번 입점을 통해 씨리얼고메 역시 사업확장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메이 494는 한식·중식·일식·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선보이는 '쿠치나(Cucina)'와 샐러드, 샌드위치, 카페 등을 선보이는 '델리', 아이스크림, 케익, 떡 등의 '디저트' 코너로 구분돼 있다. 국내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 셰프들의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스시마츠모토(초밥)', '카페마마스(샌드위치)', '디부자(피자)' '비스테까(스테이크)', '바토스(멕시칸)',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버거)' 등 음식 분야별 국내 최고의 맛집 19곳이 입점했다.
분당에 사는 회사원 김종구(32)씨는 "강남, 강북 등 서울 각지에 흩어져 있는 맛집을 찾아가는 수고를 덜어주고 유명 맛집의 메뉴를 한 장소에서 두루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고메이 494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화 젊은 피'의 상생마케팅
- 박세훈 한화갤러리아 사장
백화점의 3세대 신개념 식품관인 '고메이 494'는 박세훈 대표의 야심작이다.
그는 한화그룹이 발탁한 40대 CEO다. 전임 사장보다 15살이나 적은 45세다. 한화갤러리아 운영총괄전무(COO)로 영입된지 한달만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화그룹 계열사 CEO 중 최연소다.
보수적인 10대그룹에서 '젊은 피'를 수혈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하자 그는 영입과 동시에 유통업계 최고의 화제인물로 떠올랐다. 수려한 외모를 겸비해 사내에선 '현빈 사장님'으로 불린다.
한화가 그에게 CEO 자리를 맡긴 것은 갤러리아의 변신을 주도할 구원투수로 적임자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VVIP 마케팅으로 '명품 갤러리아'를 이끌 인물로 그를 낙점한 것. 박 사장은 맥킨지 컨설팅과 현대카드 등을 거친 마케팅 전략 전문가다. 현대카드에선 마케팅본부장을 맡아 다양한 슈퍼마케팅을 총괄했다.
박 사장은 취임 이후 MD·마케팅·CS 세 분야에서 한화갤러리아의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MD분야 식품관 리뉴얼 등 명품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고메이 494'는 새로운 콘셉트의 고급 식품관을 선보이겠다는 그의 경영전략이 담긴 작품이다. 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고메이 494가 강남 테이스티 로드에 지격변동을 일으킬 주역이 될 것으로 갤러리아 측은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50여명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입점업체 선발 과정에 참여하는 등 최고의 맛집을 선정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고메이494는 갤러리아 명품관의 심장이자 갤러리아 변화의 출발점"이라며 "규모의 경쟁을 넘어서는 서비스와 디테일이 살아있는 프리미엄 푸드 부티크로서 고객·협력업체에게 박수 받는 식품관으로 자리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향후 2~3년이 갤러리아의 20~30년을 결정지을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던 박 사장의 예고대로 빅3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어떤 변신을 이끌어갈지 유통업계가 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