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공룡'이 보험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까. 올해 출범한 NH농협생명·손해보험의 진입 초기 '성적'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NH농협생명은 시장 진입 3개월 만에 업계 4위 자리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계 2위 그룹인 한화생명(구 대한생명), 교보생명과 선두 다툼을 벌이며 생보업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월간생명보험통계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1분기(4~6월) NH농협생명의 수입보험료는 약 2조3066억원으로 전체시장의 9.40%를 차지했다.

덕분에 생보업계 '빅3'의 시장점유율은 눈에 띄게 축소됐다.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는 5조6955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23.22%를 기록했다. 이는 2011회계연도 1분기의 26.85%에서 3.63%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1990년대 시장점유율 40%를 넘을 정도로 독보적이었던 삼성생명이 후발 주자들에게 많은 영역을 내주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점유율도 11.44%와 11.13%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4%포인트, 1.47%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로써 '2위'의 자존심 경쟁이 더욱 가열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생보업계는 NH농협생명의 시장 신규 진입에 따른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NH농협생명을 제외하고 시장점유율을 따지면 올해나 작년이나 비슷한 수준"이라며 "NH농협생명이 올 1분기부터 새롭게 카운트되면서 전반적으로 다른 보험사들의 점유율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는 4월 1조2443억원에서 5월 1조2851억원, 6월 1조3482억원으로 상승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실적도 지난 5월 소폭의 하락을 보이다가 6월 이후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반면 NH농협생명의 수입보험료는 4월 8036억원, 5월 7593억원, 6월 7426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출범 이후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 넓혀가지는 못한 셈이다.

다만 업계는 NH농협생명의 차별성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NH농협생명은 '빅3'와는 달리 설계사 채널보단 NH농협은행 창구를 통한 방카슈랑스에 강점이 있다"며 "기존 보험업계 판도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급성장 가능성이 높아 예의주시하는 대상"이라고 전했다.

NH농협생명측도 농협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시장 진입 초기 착시 현상에 기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NH농협생명은 기본적으로 '착한 보험사'를 모토로 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 증대가 최우선 목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생명은 지난 3월 농협중앙회에서 NH농협금융지주가 분리되면서 민영생명보험사로 독립했다. 때문에 이윤 극대화보다는 조합원(고객)에게 이익을 많이 돌려주는 협동조합의 정신이 뿌리에 있다는 설명이다.

NH농협생명은 앞으로 농업인을 비롯해 전국민에게 밀착서비스가 가능한 다양한 판매 및 서비스 채널을 구축해 2020년까지 연간 총수보 18조원 규모의 초우량 회사로 성장해나간다는 목표다.

한편 NH농협손보는 소규모로 시작했으나 올 1분기에만 시장을 2.9% 잠식(6월 말 원수보험료 기준)했다. 롯데손해보험(3.10%)과도 근소한 차이를 보여 후발주자로서 약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는 향후 NH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사업까지 진출하면 '태풍의 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NH농협손보 관계자는 "출범 초기에 저축성보험이 많이 판매되면서 시장점유율이 확대됐다"며 "보험이 '규모의 경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안정과 더불어 성장에도 꾸준히 노력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자동차보험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진출 희망은 있지만 최소 2~3년은 지나야 구체적인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금리의 덫에 걸린 NH농협생명,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NH농협생명의 대표상품은 유배당 연금보험이다. 이 상품은 최근 머니투데이가 주최한 '2012 대한민국 금융혁신대상'에서 생명보험부문 금융상품·서비스 혁신상(생명보험협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보험운용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유배당 상품으로, 현재 유배당 연금보험 상품을 파는 생명보험사는 국내에서 NH농협생명이 유일하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유배당 보험상품은 보험 운용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의 90%를 보험계약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으로, 이익이 주주에게 돌아가는 무배당 상품과 달리 보험사가 거두는 수익의 일부가 계약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추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유배당 상품의 경우 보험료가 무배당 상품에 비해 비싸지만, 연금저축보험과 연금보험 등은 유배당과 무배당 상품의 보험료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유배당 연금보험의 인기는 판매수치로 나타나고 있는데, NH농협생명의 4종의 유배당 연금보험 상품 중 대표상품인 '당신을 위한 NH연금보험'의 경우 신규계약건수 기준으로 3월 출시 이후 9월까지 월 평균 56% 이상 판매가 증가해왔다.

그러나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NH농협생명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많이 팔수록 역마진이 우려되는 '저금리의 덫'에서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질 경우 과거 금리가 높았을 때 판매했던 상품이 보험금 지급 시점에는 경영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운용수익을 내기도 녹록지 않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연금상품이 많이 팔리면 보험사가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최근엔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꾸준히 유배당 연금보험에 관심을 보여줘 감사함과 동시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