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인 김영철씨는 홀로 두아들을 키웠다. 그 중 40세 된 장남이 사업을 하겠다며 아버지 소유의 100억원짜리 부동산을 담보로 40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런데 장남이 대출금을 다 갚기 전에 김씨는 사망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상속재산은 100억원일까 아니면 보증채무를 뺀 60억원일까.

상속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의 계산은 상속재산에서 채무를 차감해 산출한다. 이때 채무란 상속 개시 당시 피상속인이 부담해야 할 확정된 채무로, 상속인이 그 채무를 실제로 부담하는 것이 확실히 입증된 채무를 말한다.

그런데 피상속인의 보증채무는 주 채무자가 변제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대신 변제해야 하는 것인 만큼 채무로 볼 수도 있지만, 주 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있어 채무를 변제한다면 채무로 보지 않게 된다.
 


◆피상속인 재산에 따라 달라지는 상속가액

세법과 국세청은 보증채무에 대해 '원칙적으로 피상속인의 보증채무는 채무로 공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피상속인이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이 보증을 선 경우 상속개시일 현재 주 채무자가 변제불능상태로서 상속인이 주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변제 불능한 금액에 대해 채무로 인정한다'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주채무자가 변제 불능상태라서 구상권을 행사하더라도 사실상 채권을 회수할 수 없다는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입증은 납세자가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상속인과 피상속인간의 보증채무는 조금 다르게 취급한다. 피상속인인 부모의 재산을 담보로 상속인인 장남이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상속개시일 현재 주 채무자인 장남이 변제 불능상태에 있고 다른 상속인(배우자 또는 차남 등)이 주 채무자인 장남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 부채로 공제해 주지만 전액을 공제해주는 것은 아니다. 주 채무자인 장남의 법정 상속가액을 초과하는 채무액만을 채무로 인정해 상속가액에서 공제한다.

이때 주 채무자인 장남은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아 그 상속재산으로 본인의 채무를 변제하게 되기 때문에 그 재산을 상속받은 것으로 보는 것이며 따라서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상속받은 재산으로 보증채무를 이행함에 있어 주 채무자인 상속인의 법정 상속지분을 초과하는 채무액은 다른 상속인에게 증여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증여세를 내야 한다(서일 46014-11296. 2003.9.16). 즉 장남은 자기가 받아야 할 법정 상속지분가액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는 다른 상속인들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장남에게 40억원의 보증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 재산이 있다면 보증채무는 상속재산과 아무런 관련이 없게 된다. 장남은 자신의 재산으로 보증채무 40억원을 변제하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장남이 재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제를 하지 않아 부친의 상속재산으로 변제를 했다면 다른 상속인들은 주 채무자인 장남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면 된다. 따라서 이 경우 상속재산은 100억원이 된다.

그런데 장남이 재산이 없어 40억원의 채무를 한푼도 변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장남의 채무 40억원에 대해 아버지가 보증을 섰기 때문에 아버지의 재산으로 우선 변제해야 한다. 그렇다면 상속재산은 보증채무 40억원을 뺀 60억원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1) 부친의 상속세 과세대상 재산가액은 100억원에서 장남의 보증채무(40억원) 중 장남의 법정상속지분 가액(28억5000만원)을 초과하는 11억5000만원을 부채로 차감한 88억5000만원이다.

(2) 장남의 법정상속가액을 초과해 변제한 11억5000만원에 대해서는 다른 상속인(배우자 또는 형제들)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장남에게 증여세를 과세하게 된다.

즉 아버지가 남긴 재산은 100억원이지만 상속세를 내야 하는 재산가액은 88억5000만원이 되고 장남은 11억5000만원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내는 것이다.
 
◆빈털터리 아들을 위한 부모의 대출

보증과 관련해 유의해야 할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아들이 사업을 하기 위해 은행에서 자금을 대출받으려고 하는데 아들은 담보로 제공할 재산이 없고 신용도 없다. 그래서 결국 아버지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때도 아들은 증여세를 내야 할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직접적으로 금전을 증여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아버지가 담보를 제공해주지 않았다면 아들은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 아버지가 담보를 제공해줬기 때문에 부담해야 하는 이자와 아버지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았을 경우 부담해야 하는 이자 차액을 아버지가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한다. 하지만 그 차액이 1000만원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과세하지 않는다.

보통 실무에서는 아버지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아들이 대출을 받기 위해서 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는다고 가정할 때 소요되는 비용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한다.

증여세법상 증여는 민법에서의 증여 개념보다 훨씬 넓어서 '기여에 의해 타인의 재산이 증가하는 것도 증여'로 본다. 따라서 아버지가 보증을 섬으로써 아들이 이익을 봤다면 그 이익도 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