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증시는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에 발목이 잡혀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까지 겹쳐 투자자들은 돈을 굴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은 것이 '시중금리+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란 주식 등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춰 일정부분 수익 기회를 양보하는 대신 변동성을 낮춰 안정성을 보강하는 전략을 갖춘 상품이다.
 
▲특정지수나 종목 등 기초자산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움직였을 때 수익을 지급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시장의 등락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목표로 운용되는 절대수익추구형펀드 ▲안정적인 이자수익에 자본이익까지 추구할 수 있는 해외채권 등이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2013년에도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펀드시장에서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인컴펀드'(incom fund)가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인컴펀드는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고령화와 저금리 환경에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한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컴펀드란 주식 등의 가격상승에 따른 차익보다는 채권, 부동산신탁(리츠), 고배당주 등에 투자해 일정기간마다 이자 또는 수익을 챙길 수 있는 펀드를 말한다.
 
◆인컴펀드, 저성장·저금리 환경에 '딱'
 
전세계적인 저성장과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는 투자자들이 인컴펀드를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내년 글로벌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재정절벽을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계속 대립하고 있지만 결국은 합의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새 지도부 교체 후 내년부터 내수를 중심의 성장정책을 가동하면서 주춤했던 성장세를 회복할 전망이다.
 
G2 국가를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나타나기는 하겠지만 그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석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는 미국과 중국 등 G2가 세계경제 회복을 이끌고 가는 기관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재정절벽과 인플레이션 등 양국은 모두 긴축이 필요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성장속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저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이달 초 전경련이 개최한 '2013년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8%로 저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대외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수출이 소폭 증가에 그치고 가계부채·부동산 시장 침체·청년실업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로 내수도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내년 1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내년 말까지는 2.5%로 동결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정상화는 국내 및 세계경제의 회복기조가 확인된 2014년 초에나 재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고령화로 은퇴 후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는 점도 인컴펀드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에셋인컴펀드 출시 봇물
 
인컴펀드가 주목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자 자산운용사들은 잇따라 관련 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멀티에셋인컴펀드 출시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멀티에셋인컴펀드는 채권과 우선주, 배당주, 리츠, 인프라 등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변동성을 낮추면서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한국투자글로벌멀티인컴펀드'를 내놨고 이에 앞서 슈로더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각각 '슈로더아시안에셋인컴펀드'와 '한화스마트멀티인컴플러스펀드'를 선보였다. 우리자산운용은 해외채권형ETF와 배당ETF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한국투자글로벌멀티인컴은 미국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채권, 리츠, 통화관련상품(FX), 배당주, 우선주 등 지속적으로 이자 및 배당이 지급되는 자산군에 투자한다.

선진국 장기채권 ETF와 이머징 채권ETF, 물가연동채권ETF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수입을 얻으면서 이들 채권ETF와 상관관계가 낮고 추가 자본 차익이 기대되는 고배당ETF에 투자해 배당이익을 얻는 전략을 사용하며 미국 리츠 및 통화관련상품(달러, 엔 등)에 대한 투자도 병행한다. 자산별 투자비중은 주식ETF 20%, 채권ETF 60%, 리츠 등 기타ETF 20% 수준이다.
 
슈로더아시안에셋인컴펀드는 아시아 고배당 주식과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지난 9월 출시된 이 펀드는 3개월여 만에 275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한화스마트멀티인컴플러스는 재간접 펀드 상품으로 투자형태를 투자대상이나 운용전략에 따라 12개 세부유형으로 재분류한 뒤 수익성과 변동성을 고려해 엄선한 15개 안팎의 펀드에 재투자한다. 국내채권형은 주로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 해외채권형은 하이일드 및 이머징마켓펀드, 혼합형은 공모주투자와 시스템트레이딩 혼합 형태, 기타자산형은 배당주나 리츠상품 등에 투자한다.
 
아울러 올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해외채권형펀드의 인기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시대에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는 인컴펀드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그 중에서도 해외채권형펀드는 금리인하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국채 금리가 역사적 저점 수준에 근접했고 신용 스트레드도 축소돼 지금까지 보여왔던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