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무수한 악재성 이슈들로 2016년 연말은 소비가 느는 연말 분위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동시에 사상 최악의 연말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2017년은 더욱 경기가 어두울 전망이다. 한국도 일본처럼 소비인구가 줄어드는 소비절벽에 진입하고, 일본의 20년 장기불황의 모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제2의 IMF라는 이야기가 돌 만큼 극심한 경기 불황이 외식업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고, 저성장 및 장기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기존에 잘 해오던 사업도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으며, 의미 있는 사업성과를 내는 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어렵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불황을 지켜만 보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개인이 바꿀 수 없는 경기 탓, 환경 탓 대신 위기를 기회로 삼아 불황에 더욱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사업 트렌드를 현명하게 잘 활용한다면 사업 성공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절망 속에서도 솟아날 희망이 보이는 2017년 외식 창업시장의 핵심 소비 트렌드를 주제별로 전망해 본다.
■가성비 기본, 더욱 강력해진 혁신적 가성비 지향 소비 트랜드
불황의 시작이었던 재작년부터 외식업계에서 뜨는 브랜드들에는 봉구비어, 빽다방, 쥬시 등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할 수 있는 가성비 외식 브랜드들이 주를 이루었다. 외식 트렌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장기불황으로 침체된 소비욕구와 더욱 가벼워진 주머니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가성비 트렌드의 지속이다. 여태까지 볼 수 있었던 가성비보다 더욱더 강력한 가성비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가격전략은 전통적인 시장을 재개편하고,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 고객을 유입시킨다. 우리나라보다 20년 앞서 장기불황을 경험했던 일본의 경우,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값싸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돈부리, 규동, 카레 집들과 술과 안주 모두 균일가로 판매하는 초저가 균일가 이자카야 매장들이 장기불황 트렌드에 순풍을 타며 수천개의 매장으로 20년 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룬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커피, 술, 식사류 등 외식산업 전반에서 가성비 이상의 가격 파괴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가성비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어중간한 가성비로는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커피의 경우 재작년부터 빽다방, 쥬시를 필두로 1000원대 테이크아웃 커피 시장이 열렸고, 저렴함과 가성비를 내세운 커피 매장들의 가성비 트렌드는 이전만큼은 못하지만 2017년에도 가성비 중심의 음료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식사류에서도 가성비 트렌드가 거세다. 종전에 6000원~8000원을 형성하던 식사류에 불고 있는 가격 파괴 현상이다. 최근 급부상 하고 있는 3900원 전주 콩나물 국밥집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가성비를 내세워서 손님들의 이목을 끌고 있으며, 3900원 쌀국수 집 등 3000원대의 가격으로도 한끼 식사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외식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술집의 경우도 마찬가지 저가 술집, 저가 포차, 저가 이자카야 트렌드가 불고 있다. 마치 술집이 편의점과 경쟁하듯 전통적으로 보존되어 왔던 소주, 맥주의 주류 가격이 1900원에 판매되고 1만원대 안주가격들의 가격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성비 트렌드를 타고 최근 다미조라는 2800원 균일가 이자카야가 등장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은 60여 가지 전 메뉴들과 소주, 맥주, 사케, 사와 등 전 주류가 모두 2800원으로 통일된 균일 가격을 형성해 불황에도 살아남는 술집 가성비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서 이러한 균일가 이자카야가 수천개가 성업 중인만큼, 한국도 이러한 저가 술집, 균일가 이자카야들이 불황에도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 한번을 먹더라도 제대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최고급 지향 소비 트렌드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가장 보편화되는 현상은 고가 소비와 가성비 소비가 활발해지고, 어중간한 중간층 소비가 없어지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 채널이 생활화되고 다양한 채널들로 맛집 정보들이 손쉽게 유입되는 현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최고급’, ‘최상급’이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을 만큼의 극상의 퀄리티 높은 음식들에 대해선 기꺼이 돈을 쓴다. "돈 아깝지 않게 좋은걸 제대로 먹자"라는 니즈가 합리적인 가격대를 만나면 더욱 활발한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고기 업계는 매출가 원가 한계에 부딪힌 수입산 무한리필 삼겹살집들과 일반 초벌 삼겹살에서 맛을 극대화한 최고급 숙성 한돈을 명이나물, 짱아치, 안덱스소금, 고급 주류, 수제 맥주와 함께 즐기는 프리미엄 최고급 한돈 삼겹살 소비 트렌드로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육전식당, 숙달돼지, 일미락, 화포식당 등이 있다. 숙달돼지의 경우 "더이상의 프리미엄 삼겹살은 없다"는 슬로건으로 숙성 장인이 14일 동안 Wet Aging한 상위 1% 최고급 한돈만을 취급한다. 가격대는 1인분 180g 1만 3000원 수준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취하고 있지만, 퀄리티와 맛은 극상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커피 업계의 경우 저가 대용량 커피 트렌드는 주춤하고, 좀더 맛있고 퀄리티 높은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란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평점 85점 이상을 획득한 상위 7% 수준의 커피를 말하며, 커피의 개성 있는 맛을 즐기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은 기존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등의 기성 메뉴에서 탈피하고 커피 전문성을 극대화한 매장으로서 롱블랙, 브루잉커피, 플랫화이트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만랩커피, 스타벅스리저브, 인텔리젠시아 등이 있다. 만랩커피(10000lab coffee)는 스페셜티 커피 대중화를 목표로 값비싼 스페셜티 커피를 거품을 뺀 2000원대의 대중화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브랜드이다. 만랩커피는 최근 가맹 시작 6개월만에 매장 20개를 돌파할 정도로 포화된 국내 커피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 브랜드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이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