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약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 상위 제약사 순위에 지각변동이 나타났다. 전년도 업계 1위였던 한미약품이 4위로 추락했고, 5위권을 지켰던 대웅제약도 6위로 미끄러졌다. 이들이 주춤한 사이 광동제약과 종근당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빅5’ 제약사로의 입지를 굳혔다.

◆한미약품, 1위→4위 추락


2015년 1조317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1위를 차지했던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이 33% 감소한 8827억원을 기록하며 4위로 추락했다. 영업이익도 2117억원에서 267억원으로 87.36% 급감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임한별 기자

이는 2015년 5125억원의 기술료 수익으로 인한 기고효과와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계약 해지, 사노피와 체결한 당뇨병치료제 기술수출계약 일부수정 등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한미약품은 지난해 늑장공시 의혹, 임직원의 미공개 정보이용 주식투자 사건까지 겹치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는 제넨텍에 수출한 표적 항암제 HM95573 계약금(약 914억원)이 분할 인식되고 국내 신제품 매출 증대 및 완제품 수출 증가가 예상돼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1조3207억원, 영업이익 9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0%, 13.9% 늘어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한미약품에 내줬던 업계 1위 자리를 1년 만에 되찾았다.


유한양행 측은 “비리어드와 트라젠타 등 도입 제품과 자체 제품의 매출이 늘어난 데다 원료의약품 매출도 30% 늘었고 환차익과 유한킴벌리 배당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1조1979억원, 영업이익 784억원을 기록하며 3위에서 2위로 한단계 도약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3% 늘었고 영업이익은 연구개발(R&D)비용 확대로 14.4% 감소했다.

녹십자 측은 “지난해 R&D비용이 14.3% 늘어난 데다 전년에 일동제약 주식 처분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도입 의약품, 혈액제제와 백신 등 전 사업부분이 고른 성장을 이어가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광동제약은 녹십자의 뒤를 이어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 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7911억원으로 분기 매출 평균치를 감안하면 무난히 1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종근당은 지난해 대웅제약으로부터 연간 2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던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린’,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 등 6개 품목의 판권을 가져오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319억원, 영업이익은 61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0.4%, 43.4% 늘었다. 또 대웅제약을 제치고 ‘빅5’에도 진입했다.

◆대웅제약, 악재 불구 매출 타격 최소화

주요 도입제품들을 빼앗긴 대웅제약은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와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 같은 신규 품목을 도입했고, ‘릭시아나’와 ‘모겐쿨’ 등 신제품을 발매해 매출 타격을 최소화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7940억원, 영업이익은, 영업이익은 353억원으로 각각 0.81%, 35.74% 줄어 업계 6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제일약품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646억,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 평균치를 감안하면 지난해 6000억원대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8위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매출 5602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3%, 72.1% 감소했다. 위염치료제 스티렌 등 주요 제품의 특허 만료에 다른 약가 인하로 매출이 줄었고, R&D비용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올 초 LG화학에 흡수합병된 LG생명과학은 매출 5323억원, 영업이익 472억원을 기록하며 9위에 랭크됐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매출 4674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하며 10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