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새롭게 출간된 사임당 관련 도서만 해도 평전부터 소설, 위인전까지 10여종이 넘는다. 그중 신사임당의 문헌을 연구하고 담론을 추적해 삶을 재해석한 <사임당전>이 독자의 관심을 끈다. 기존에 나온 도서들이 사임당의 예술가로서의 삶에 초점을 맞춘데 반해 <사임당전>은 군자의 뜻을 품은 사임당의 삶과 철학을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사임당이 살던 16세기 조선은 여성들에게 공적 교육을 시킬 수 없는 엄한 사회였다. 이 같은 시대적 상황에도 사임당은 자신의 아호를 직접 지을 만큼 학식과 덕망,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 또 명문가 선비였던 외조부와 아버지의 각별한 사랑과 경제적 후원으로 사임당이 아호를 남길 수 있었다고 <사임당전>의 저자는 말한다.
사임당이 자신의 아호를 ‘사임’으로 직접 지은 이유는 중국 문왕의 어머니인 태임을 스승으로 삼기 위함이었다. 태임은 당대에 명나라와 조선에서 가장 학식과 덕행이 뛰어난 여성이자 군자의 풍모를 갖춘 주나라 문왕을 성군으로 만든 인물이다.
사임당은 어린 시절 공자의 사상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훗날 자식들에게도 공자의 가르침을 잊지 않았다. 그는 남편 이원수와의 슬하에 4남 3녀(7남매)를 뒀는데 늘 부모에게 효도와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했다.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태교를 통해 인성교육을 하고 공자의 교육론으로 자식들에게 효도와 우애를 가르쳤다.
사임당은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여류화가로 손꼽힌다. 사임당이 재능 기부로 곤경 빠진 한 여인을 구한 ‘포도’ 그림은 아직까지도 유명한 일화로 전해진다.
평생 ‘먼저 뜻을 세우고 반드시 이루라’는 삶의 철학에서 보듯 사임당의 뛰어난 학문과 예술, 인품은 자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는 대학자 율곡과 예술가 매창, 이우 등이 탄생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
<사임당전>의 저자는 사임당을 '군자를 지향하는 여성선비'로 봤다.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의 삶’을 살았던 사임당. 이 책은 그의 내면 수양을 문답식 대화체로 잘 녹여냄과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임해리 지음 | 유환영 그림 | 글과생각 펴냄 | 1만17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