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는 80만여개의 게임이 존재한다. 최근 게임 이용자들은 PC ·비디오게임보다는 모바일게임을 즐긴다. 실제로 출퇴근시간 버스나 지하철에서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국인은 모바일 앱, 그중에서도 모바일게임을 많이 이용한다. 모바일 분석업체 앱애니의 ‘올 1분기 국가별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앱 사용시간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하루 평균 200분가량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한국 모바일 사용자는 앱 사용시간 중 25%를 게임 카테고리에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앱 이용시간도 1위였다. 3위를 기록한 브라질과 멕시코의 사용자가 소셜과 커뮤니케이션 관련 앱에 50% 이상의 시간을 쓰는 것과 대조된다.
한국인이 모바일게임을 선호하지만 큰 인기를 누리는 모바일게임은 몇개 되지 않는다. 게임도 독과점 시장이 형성돼서 때문이다. 하루에 최소 1000개의 모바일게임이 새롭게 등록되는 현실에서 신생게임은 유저들의 눈길조차 받기 힘들다.
◆게임시장 석권한 캐릭터들
게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체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마케팅비용을 늘리고 있다. 최근 모바일게임업체들이 단가가 비싼 TV광고에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다.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지드래곤을 광고 모델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아놀드 슈왈제네거, 소지섭, 손예진, 황정음, 이범수 같은 톱스타들이 모바일게임의 광고모델로 발탁됐다.
당장 게임 이용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TV광고 등 마케팅에 큰 비용을 쓰는 것이지만 콘텐츠시장에서는 익숙한 스토리를 활용하는 것이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데 효율적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스포츠나 유명한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이 꾸준히 개발되는 이유다.
1993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FIFA 축구게임은 매년 업데이트를 한다. FIFA 축구게임은 비디오게임은 물론이고 모바일게임으로도 사랑받는다. 이제는 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UFC 등 세상에 존재하는 스포츠게임 대부분이 모바일에서 구현된다.
스포츠를 활용한 게임은 모두에게 윈윈이다. 각 스포츠협회는 게임을 통해 안정적인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이고 선수들과 수익을 공유하기도 한다. 게임 제작자는 일정한 사용료를 지불하지만 고정팬을 상대적으로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스포츠 관련 게임은 사용법을 배워야 하는 신규게임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유저에게 파고들 수 있다. 일반인도 축구, 야구 등 스포츠의 규칙에 익숙하므로 사용법을 새로 알려줄 필요가 없다.
캐릭터의 대중적 친근함을 앞세워 게임을 성공시키기도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유명한 포켓몬을 증강현실(AR) 세계로 옮겨온 게임 ‘포켓몬고’가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다. 이에 닌텐도의 주가가 1년 동안 120%나 급등하기도 했다. 게임 유저에게 포켓몬이라는 캐릭터가 익숙했고 기존 포켓몬게임이 닌텐도 게임기를 통해 광범위한 인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인기 따라 오르는 '무형가치'
포켓몬고가 인기를 끌자 당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AR 관련주가 큰 상승세를 보였지만 그 이유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포켓몬고의 성공은 증강현실보다는 포켓몬이라는 콘텐츠 자체가 좋았기 때문이다. 즉 포켓몬의 지적재산권(IP) 덕을 본 것이다.
지적재산권은 법률적으로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을 통해 창출한 지식·정보·기술 등 무형적인 것에 재산적 가치를 부여한 권리’를 뜻한다.
쉽게 말해 디즈니, 스타워즈, 어벤져스, 포켓몬 등 캐릭터의 재산권이나 사용권을 갖고 있으면 게임을 론칭하고 돈을 버는 데 훨씬 유리하다. 유명한 소설이 영화, 뮤지컬, 드라마에 이어 게임의 소재로도 활용되는 것처럼 게임도 인기가 지속되면 지적재산권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생긴다. 게임을 활용한 영화, 드라마 등 부가적인 콘텐츠가 제작되는 것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워크래프트>는 유명 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스타크래프트가 실사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확실한 콘텐츠와 대규모 사용자층이 있다면 이미 시장을 확보한 셈이다. 제휴사에게 콘텐츠의 직접 사용권을 넘기기만 해도 돈을 벌 수 있고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한 로열티 수입도 짭짤하다.
전세계 게임산업의 이익 90%는 상위 10% 이내의 기업이 독식한다. 국내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20년째 인기몰이 중인 리니지가 모바일게임시장도 점령했다. 스타크래프트의 블리자드와 콜 오브 듀티의 액티비전도 사실 같은 회사다.
캔디크러쉬사가로 유명한 킹 디지털을 인수하면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미국 내 유저수 8000만명이 넘는 대형게임사로 성장했다. 또 다른 대형게임사 EA는 축구게임으로 시작해 유명 스포츠게임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1~2년 동안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EA는 주가가 두배 이상 급등했지만 월가는 여전히 강력매수의견을 내놓는다. 확실한 지적재산권이 돈을 벌어주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니지 같은 독보적인 게임의 지적재산권을 가진 엔씨소프트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길 권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