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카드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소액결제가 증가 추세인 데다 카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이 늘어나 가맹점수수료 ‘역마진’ 구조가 심화될 것으로 분석돼서다.
카드업계는 영세(수수료율 0.8% 적용)·중소(1.3%)가맹점이 늘고 결제액이 작을수록 수수료비용 비중이 커져 역마진 구조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테면 중소가맹점에서 결제된 5만원에 대한 가맹점수수료 원가 구조를 보면 수수료수익은 650원(5만원×1.3%)이지만 금융비(5만원×5.0%×(30/365)), 밴수수료(100원), 입금처리비(150원), 인건비(200원), 대손비(5만원×대손율 1.0%) 등의 비용을 빼면 505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대손경비, 밴수수료 등이 각사마다 달라 차이는 있겠지만 현재 영세·중소가맹점에선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며 “앞으로 수수료율 체계가 바뀌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비중이 전체의 77%에서 87%로 늘어나 수익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슈퍼마켓, 대중교통 등에서의 카드사용 보편화로 소액결제 경향이 지속되는 흐름도 카드사로선 달갑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건당 결제액은 각각 4만4564원, 2만4342원이다. 2011년(신용카드 5만5000원, 체크카드 2만8000원)과 비교하면 신용카드 결제의 경우 18% 이상 낮아졌다.
김상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밴수수료가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뀌는 추세지만 아직도 정액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카드사로선 결제액이 작을수록 가맹점수수료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업환경 변화에 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이 확대되면 카드업계는 연간 3500억~5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지난해 초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이 기존보다 각각 0.7%포인트씩 인하되자 8개 전업계 카드사의 당기순익은 1조8134억원으로 전년(2조126억원)보다 9.9%(1992억원) 감소, 2013년(1조7008억원) 이후 3년 만에 1조원대로 떨어졌다.
카드업계는 이마저도 ‘선방’한 것으로 본다. 각종 비용절감과 전년대비 카드론 이자수익 증가(2972억원), 조달비용 감소(1449억원)로 예상 손실폭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저금리기조 등의 영향으로 대출부문에서 이익을 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가계부채 대책과 각종 지급결제서비스 등장, 저축은행·인터넷전문은행·P2P대출업체의 중금리시장 공략 등의 영향으로 금융판매 수익이 예년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이어 “결과적으로 수익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고객 혜택을 줄이는 구조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8월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범위를 영세가맹점은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은 3억원에서 5억원 이하로 확대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