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의 표정이 엇갈렸다. 정부가 내년 초 법정 최고금리를 연 27.9%에서 24.0%로 인하하기로 못 박으면서다. 연평균 24% 내외의 금리로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한 대형업체는 당장 대출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당국의 대출 총량규제로 중금리대출조차 쉽게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순익 악화가 예상된다. 반면 중금리대출을 주로 취급한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은 이번 최고금리 인하 정책을 내심 반기는 눈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저신용·취약계층의 이자부담 경감을 위해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내년 1월부터 24%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 이후 대형저축은행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집권기간 내 점진적으로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까지 인하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있었지만 인하 속도와 폭이 예상보다 빠르고 커서다. 특히 현재 연평균 24% 이상의 금리로 가계대출을 취급 중인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타격이 예상된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대출을 100억원 이상 취급한 13개사 가운데 평균대출금리가 연 24% 이상인 곳이 5개사다. 그런데 이 중 4곳이 대형업체다. 자산순위 2위와 4위인 OK저축은행, HK저축은행의 평균대출금리가 각각 연 25.83%, 25.67%이고 7·8위인 웰컴·현대저축은행이 25.27%, 24.17%다. 6월 말 기준으로만 보면 이들 업체의 경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일 때 대출 실행이 안된다는 뜻이다.
기타 대형업체의 사정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가계신용대출 가운데 연 24% 이상의 금리를 적용한 대출비중을 보면 자산순위 6위 OSB저축은행의 경우 91.7%다. 가계대출을 받은 고객 10명 중 9명 이상에게 연 24% 이상의 금리를 적용했다는 의미다. OK(84.88%)·HK(79.64%)·웰컴(73.67%)저축은행의 비중도 상당한 수준이다.

대형업체들은 대출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하는 처지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중금리대출조차 쉽게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대비 5% 이하로 맞춰야 한다. 중금리 정책상품인 사잇돌Ⅱ는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업체의 자체 중금리상품은 이 규제를 적용받는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 감소분을 보전할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데 규제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 “현재로선 CSS(신용평가모델)고도화, 비용 절감 등이 최선”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지주계열 저축은행은 표정관리 중이다. 그동안 평판리스크 등으로 중금리로 대출을 판매했는데 경쟁력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가계신용대출 취급액이 3억원 이상인 저축은행 38개사 중 평균대출금리가 가장 낮은 5개사(신한·KB·하나·IBK·BNK)가 모두 지주계열 업체인데 평균금리가 연 11.17~16.12%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주계열은 최고금리 인하를 반기겠지만 대형업체는 지난해 초 최고금리 인하(34.9%→27.9%)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9호(2017년 8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