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이 붓고 피가 나요.”
“이가 계속 흔들리는데 단단히 고정할 방법이 있나요?”

치과의사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잇몸 출혈과 흔들리는 치아를 온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대부분은 풍치, 즉 치주(잇몸)질환을 앓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다. 흔들리는 치아를 완벽하게 고정하는 방법은 사실상 찾기 힘들다. 그나마 권하는 치료법이 스케일링인데 이미 치주염에 걸려 심각한 상태라면 완치가 힘들다. 그렇다고 치주질환을 방치할 수는 없는 법. 문제를 방치하면 할수록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것이 치아다. 건강한 치아를 지키는 첫걸음은 치주질환의 원인과 증상을 아는 것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세균, 플라크, 치석, 그리고 '염증'
치주질환은 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에서 시작된다. 틈 사이로 침투한 세균이 치주인대(치아 뿌리와 잇몸 뼈를 연결하는 섬유조직)를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한다. 이후 더 많은 조직이 손상을 입으면 결국 치조골이 소실돼 잇몸뼈까지 녹아내린다.


치주질환은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뉘는데 치은염은 비교적 가벼운 질환이고 치주염은 심각한 상태의 질환이다. 치은염은 잇몸에 국한돼 회복이 비교적 빠르지만 치주염은 치아를 지탱하는 잇몸뼈 주변까지 손상이 진행된 상태여서 사실상 완치가 어렵다.

치주질환의 원인은 치아에 붙어 있는 플라크라는 세균막이다. 플라크가 제거되지 않아 단단해진 것이 치석인데 치석이 잇몸과 치아 사이에 오랫동안 쌓이면 틈이 벌어지면서 염증이 발생한다. 염증이 심해지면 치조골이 파괴돼 치아가 흔들리고 잇몸 뼈의 소실로 이어져 결국 치아를 발거하는 방법밖에 없다. 특히 치주질환은 영양부족, 임신, 당뇨 등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흡연 등으로 발생할 수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잇몸이 빨갛게 붓거나 출혈이 생기면 치주염 초기증상으로 볼 수 있다. 단순 치은염일 경우 칫솔질을 꼼꼼히 하거나 구강위생에 신경쓰면 어느 정도 완화돼 금세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염증이 커져 치주염으로 발전한 경우에는 잇몸이 붓고 고름까지 나와 구취가 발생한다. 이와 더불어 음식물을 씹을 때 불편한 느낌이 들면서 치아가 흔들릴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음식물을 씹지 않아도 통증이 느껴지고 치아가 저절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미리 치과를 찾아가 본인의 치아와 잇몸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완치는 어렵지만 더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서다. 환자 대부분이 초기 치주질환을 두려워하거나 귀찮게 여겨 견디고 견디다 발치단계에 이르러서야 치과를 방문하는데 증상이 의심스러우면 지체 말고 치과를 방문해 치주검사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검사를 통해 치석이 얼마나 쌓였는지를 확인하고 출혈, 치아의 동요, 치조골의 손실 등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면 예방 또는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잇몸을 압박해 고름이 나오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치주염의 정도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스케일링의 오해와 진실


치주질환 치료의 기본은 스케일링을 통한 치석제거다. 치석을 깨끗이 제거해 세균번식을 최대한 차단하면 구강 내부를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 보통 스케일링이라고 하면 치아를 깎아내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스케일링은 초음파를 이용해 치석만 떼어내기 때문에 치아가 깎이는 일은 결코 없다.
스케일링 후 이가 시리고 출혈이 나는 것은 치석이 붙었던 자리에 뿌리가 드러나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인데 치석이 유발한 잇몸의 염증이 가라앉으면 출혈은 멈춘다. 가끔 스케일링 후 치석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있는데 이는 치아가 깨끗해지면서 치석이 전보다 눈에 잘 띄어 생기는 오해다.

스케일링은 6개월에서 최소 1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받을 것을 권장하는데 그 전에 올바른 칫솔질로 치아를 깨끗이 관리하는 습관을 가져야 효과를 더 볼 수 있다. 치간칫솔이나 치실 등의 구강위생용품을 사용해 치아 사이를 깨끗이 하고 금연, 균형 잡힌 영양섭취 등으로 치아건강을 관리하자.

단순 치은염인 경우에는 일반적인 스케일링만으로도 상태가 개선될 수 있지만 치주질환이 상당히 진행됐다면 스케일링의 연장선으로 치주치료를 병행한다. 상태가 나쁘면 잇몸을 절개해 치아와 뿌리를 드러나게 한 후 잇몸 속 치석을 제거하고 다시 봉합하는 잇몸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한번 소실된 치조골은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을 뿐더러 잇몸약으로도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치주질환으로 치아를 발거하면 임플란트나 틀니 등을 계획해야 하는데 치조골 파괴가 심한 경우 임플란트조차 불가능하므로 평소 잇몸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상책이다.

치아는 평소에 꾸준히 관리하면 '자연치아' 상태로 보존할 수 있다.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생활수칙을 실천한다면 100세까지 자연치아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0호(2017년 8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