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융사 지급보증 가능
우선 금융위가 해외 장기체류자의 카드발급을 위한 지급보증을 허용함에 따라 카드사 해외금융기관의 협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학생·주재원 등의 해외 장기체류자는 현지 금융회사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기가 어렵다. 현지 금융사로선 외국인의 신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카드발급을 꺼리기 때문이다. 해외 체류자는 국내 신용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큰데 문제는 해외이용수수료다. 해외가맹점에서 물건을 사면 결제액의 1%가량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내야 해 부담이 적지 않다.
금융위가 이번 조치를 통해 새롭게 허용한 업무가 이 부분이다. 해외 장기체류자가 현지의 금융사로부터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카드사의 해당 업무를 넓혀준 것이다. 현지 금융사가 신용카드를 발급해주면 국내 카드사는 회원의 결제액의 보증을 서는 방식이다. 회원의 연체 등이 발생하면 카드사가 현지 금융사에 회원의 카드 대금을 대신 낼 수 있도록 해 해외 체류자의 현지 카드발급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 업무가 허용됨에 따라 해외 금융사, 국내 카드사, 카드 회원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금융사는 외국인 고객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고 회원은 해외이용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 카드사는 현지 금융사나 회원으로부터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또 해외 금융사와 협업을 강화하는 등 해외진출에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해외 장기체류자는 261만여명이다.
◆아파트관리비시장에 이은 ‘화물운송대금시장’
새로운 현금시장 진출이 가능해진 점도 카드업계가 반기는 부분이다. 지난해 아파트관리비시장에 뛰어들었던 카드사들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화물운송대금 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카드사가 신용카드로 화물운송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전자고지결제업무를 허용했다.
현재 화물운송요금은 대부분 현금으로 결제되고 있다. 화물차주는 주선사(화물운송 중계업자)로부터 운송의뢰를 받은 후 화물운송을 완료하면 보통 30일 후에야 대금을 받는다. 화물차주는 또 세금계산서를 직접 주선사에 등기로 보내야 해 등기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주선사가 이 대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화물차주는 화물운송 완료일로부터 5일 내에 대금을 받을 수 있다. 세금계산서를 직접 작성할 필요도 없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카드사들이 아파트관리비시장에 뛰어든 건 결제액이 큰 만큼 고객이 주거래 카드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락인 효과’를 낼 수 있고 높은 카드수수료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화물운송시장 역시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금융위가 밴(VAN)사를 거지지 않는 카드결제 방식을 허용함에 따라 카드업계의 직매입 도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직매입은 카드결제 시 발생하는 카드전표를 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직접 받는 방식으로 이 시스템에선 밴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규제완화, 일회성이면 안돼”
이처럼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영업규제를 대폭 완화한 건 수익악화가 불가피한 카드업계에 대한 ‘당근책’의 성격이 짙다. 당국이 지난달부터 가맹점우대수수료율 범위를 확대하며 카드업계는 연간 35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신사업 진출 허용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또 내년 초 가맹점수수료율을 더 낮출 계획이어서 카드업계의 불만이 큰 상태다. 결국 당국이 카드사의 수익 악화를 보전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다.
한편 이 같은 규제완화가 일회성에 그쳐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완화가 일회성 이벤트로 그쳐선 안된다”며 “소비자 보호가 이뤄지는 선에선 당국이 업계의 의견을 수시로 청취해 여러 규제를 정기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