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눈사태와 강풍 속에 수직빙벽을 통과하는 원정대. /사진=2017 로체남벽 원정대
수직빙벽을 오르는 홍성택 대장. /사진=2017 로체남벽 원정대
강력한 제트기류가 로체(8516m) 남벽 초등의 발목을 또 잡았다.
히말라야 14좌 중 네 번째 고봉인 로체는 남벽을 이용한 등정을 인류에게 여태껏 허락하지 않았다. 남벽 루트는 정상까지 3300m의 수직빙벽에다 시속 100㎞ 이상의 강풍과 낙석을 돌파해야 하는, 악명 높은 '난공불락' 코스다.

홍성택(50·내셔널지오그래픽) 대장이 이끄는 '2017 로체 남벽 원정대'는 시속 120㎞에 달하는 강풍과 더욱 강력해지는 제트기류에 이번 5차 도전을 접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베이스캠프에서 풍속에 촉각을 곤두세운 원정대는 지난 16일 바람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자 정상 공격을 시도했다.

정상까진 불과 200m 앞둔 지난 20일, 시속 60㎞였던 강풍이 120㎞ 이상으로 급변했다. 이에 홍 대장은 안전한 등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철수를 결정했다.

20일 밤을 강풍에 찢긴 전진 캠프에서 보낸 원정대는 21일 사고 없이 모두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이로써 홍 대장의 '4전5기'는 아쉽게도 막이 내렸다.


앞서 원정대는 지난 10월 8250m 지점에 캠프4를 구축하면서 초등 기대감을 키웠다.

캠프4의 해발고도는 2015년 4차 도전에서 가장 높이 오른 8216m보다 34m 높은 것이었다. 또 기존 4차까지 설치해둔 일부 로프까지 발견하는 등 등반이 빠른 속도로 이뤄져 산악계의 관심이 컸다. 

하지만 더욱 강력해지는 제트기류와 영하 50도를 밑도는 극한의 한파. 정상까지 마지막 등반에 필요한 모든 물자가 캠프4에 준비돼 있었던 만큼 철수 결정에는 용단이 필요했다. 과욕을 부리지 않고 대원 모두가 무사히 하산한 것에서 홍 대장의 철학이 엿보인다.

홍 대장은 이번 원정 실패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평가한 뒤 내년 봄 다시 로체남벽에 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