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됐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ISA가입 안내지/사진=뉴시스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한도 범위가 당초 정부안보다 크게 줄었다. 내년부터 늘어나는 세제혜택에 '제 2의 ISA붐'을 조성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으나 또 다시 찬밥신세로 전락할 모양새다.
지난 5일 국회는 정부가 8월에 발표한 세법 개정안을 대폭 수정해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국회를 통과한 국세기본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2017년도 세법 개정안 10개 목록을 공개했다.

당초 정부는 서민들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ISA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200만→300만원), 서민형(250만→500만원), 농어민(200만→500만원) 구분 없이 모두 늘릴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반형 ISA 비과세 한도는 현행 수준으로 유지됐다. 서민형과 농어민 ISA 역시 정부안보다 비과세 확대 범위가 100만원씩 줄어든 400만원으로 결정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과세 감면 혜택을 줄여가고 있는 만큼 ISA에 주는 비과세 혜택을 조금씩만 늘려가는 것으로 국회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국민 부자 만들기 프로젝트로 가동한 ISA는 예금,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담아 관리하고 의무 가입 기간(보통 5년)을 채우면 최대 200만원의 수익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금융회사들도 국민들의 재산형성을 돕겠다며 의욕적으로 ISA를 출시했으나 1인당 가입금액도 20만원 이하 계좌가 많아 '깡통통장'이라는 오명을 받았다. 가입 조건이 까다롭고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에서 ISA의 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4월 ISA가 도입됐을 당시 은행과 증권회사는 ISA 가입자 유치실적이 성과평가(KPI)에 연계되면서 할당 판매나 대대적인 이벤트를 벌였지만 성적은 저조했다.

채이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이 지난 10월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ISA전체 계좌(221만5187좌·7월말 기준)의 51%인 113만8191좌가 1만원 이하 소액계좌다. 1만원 초과 10만원 이하 계좌는 46만3176좌(21%), 10만원 초과 1000만원 이하 계좌는 47만5063좌(21%) 순으로 드러났다. 반면 1000만원을 넘는 고액 계좌는 13만8757좌로 전체의 6%에 불과했다.

설상가상 비과세 혜택까지 줄면서 ISA의 명예회복이 어려워졌다. 게다가 정부가 8월 내놓은 ISA 개편안에 따라 가입금 중도인출까지 가능해져 수익률이 낮은 ISA상품은 해지될 가능성이 높다.

ISA개편안에 따르면 납입원금은 전액이 중도인출이 가능하고 발생한 수익에 대해선 인출은 안 되지만 비과세 혜택은 유지된다. 이렇게 되면 수익률이 낮은 ISA 상품에 대한 해지가 대거 줄을 이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 관계자는 "ISA는 기술금융이나 청년희망펀드 같은 정책금융 상품과 마찬가지로 시장 수요에 따라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며 "ISA의 비과세 한도가 늘어나지 않고 서민형은 오히려 세제혜택이 줄어 내년에는 ISA 유치가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