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7일 A양이 서울출입국관리소장을 상대로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밝혔다.
2002년 12월 가나의 한 난민촌에서 태어난 A양은 2012년 3월 어머니를 따라 입국했다. 어머니는 A양이 고국에 돌아갈 경우 전통단체에 들어가 할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난민을 신청했다.
여성 할례는 일부 무슬림들이 순결을 위해 성생활을 통제해야 한다는 등의 목적으로 여성의 성기 일부를 잘라내는 의식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출입국 당국은 A양이 돌아갈 경우 여성 할례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은 채 “원고의 어머니가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아 원고도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난민 불인정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행정청은 원칙적으로 법령이 정한 난민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해 난민 인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이고 이와 무관한 다른 사유를 들어 난민 인정을 거부할 수는 없다”며 “이 사건 처분은 법령상 근거 없이 행해진 위법한 처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여성 할례는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직접적인 위해를 여성의 신체에 가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로 난민 인정 요건 중 하나인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을 이유로 한 박해’에 해당한다”며 “행정청과 법원은 A양이 속한 가족적·지역적·사회적 상황에 관한 객관적 자료를 심사해 돌아갈 경우 여성 할례의 위험에 노출될 개별적·구체적 위험이 인정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