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인터파크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은 ‘살아 있는 경영의 신’, ‘전세계 톱 경영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경영자’로 명망이 높다. 손정의, 마윈을 비롯해 수많은 경영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아온 ‘경영자들의 큰 스승’이기도 하다. 27세에 창업한 교세라를 세계 100대 기업으로 키웠고 맨주먹으로 뛰어든 이동통신사업체 KDDI도 성공시켰다. 또 거액의 부채를 안고 파산에 이른 일본항공을 여든이 넘은 나이에 떠맡아 2년 만에 기적적으로 회생시켰다.
그는 일본항공의 부활에 대해 “내 만년을 망치는 게 아닐까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웬 노인이 보수도 받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동거리며 ‘인간으로서의 자세’를 역설하는 모습에 임직원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인지 가까스로 성공했다”고 위트 있게 자평했다.

한국 나이로 90세를 바라보는 이나모리 회장이 평생 배운 인생 교훈과 깨달음을 27가지 키워드로 집대성한 책이 출간됐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인생을 바라보는 안목>이다. 기존 책들이 기업 성공 스토리나 경영 인사이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인생을 바라보는 안목’에 관해 쓴 책으로 어른이 건네는 일종의 인생훈이다.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이나모리 회장이지만 평생을 살면서 마음먹은 대로 순탄하게 흘러갔던 순간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1932년 가고시마에서 어려운 가정의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결핵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겼다. 중학교 입시에 두번 실패했으며 대학 입시도 낙방, 원하던 회사에 취직하지 못했던 암울한 유년을 보냈다.

청년 시절 ‘인간으로서 자신이 믿는 올바른 것’을 지키기 위해 노조의 피습까지 당했고 상사와 싸우고 회사를 뛰쳐나와 주위의 도움으로 교세라를 창업했다. 이처럼 실패와 좌절로 얼룩진 젊은 날을 담담히 이야기하며 자신은 유능하거나 용감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인간으로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어떤 가치와 신념을 지켜나가야 하는지를 줄기차게 고민하며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는 사람이 사는 데 지식이나 능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재능’을 경계하고, 탐욕·화·어리석음이라는 ‘3독(毒)’을 주의해야 한다고 일침한다. 그는 경영 일선에서 혹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인간으로서 올바른 일을 올바르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졌고 잠자리에 누울 때마다 ‘신이시여, 죄송합니다’를 되뇌며 반성한다고 말한다.


‘이나모리 철학의 집대성’으로 불리는 이 책은 잔잔하지만 묵직한 감동이 있다. 최첨단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세상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가장 본질적인 영역의 허전함을 위로하며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다잡게 해준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노경아 옮김|쌤앤파커스 펴냄|값 1만4000원

☞ 본 기사는 <머니S> 제521호(2018년 1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