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표는 KIA 영구 결번입니다.” MVP 수상직후 양현종이 한 말이다. 이제 양현종(29·KIA)에게 남은 건 영구결번뿐이다.
KIA는 28일 오후 양현종과 연봉 23억 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올해 연봉(15억 원)보다 8억 원 인상된 금액으로 연봉으로만 따지면 이대호(25억 원)에 이어 2위이자 투수 최고액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에이스이기에 최소 100억 원 이상의 계약 규모가 예상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체되고 구단의 예산이 초과됐다. 결국 양현종은 KIA와 연봉 15억원 에 계약금 7억5000만원으로 단년 계약을 맺었다. 적은 액수는 아니었지만 매년 연봉을 두고 구단과 협상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양현종은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93⅓이닝을 소화하며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토종 좌완으로는 이상훈(1995년·당시 LG) 이후 22년 만에 20승 고지에 오르는 기염이었다. 팀 동료 헥터와 나란히 20승으로 다승 부문 공동 선두. 시즌 종료 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에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까지 석권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였다. 양현종은 투수가 탈 수 있는 모든 상을 휩쓸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KIA의 '왕조 재건립'을 위해서 양현종과 재계약은 필수였다. 양현종도 KIA에 남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KIA 역시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10월 말부터 협상이 지속됐다. 큰 틀에서는 일찌감치 합의를 마쳤으나 세부 조항을 두고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 재계약이 늦어지자 타구단 이적설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계현 단장이 직접 나서며 상황이 달라졌다. 조 단장은 양현종에게 진심을 전했고, 3년간 수석코치와 '에이스'로 함께했던 사이였기에 이는 고스란히 전달됐다. 결국 28일 단장실을 방문한 양현종은 근황을 주고받은 뒤 본격 협상 얘기가 나온지 5분 만에 사인했다. KIA의 올 겨울 최대 과제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올해 '역대급 시즌'을 보낸 양현종이었기에 최고액이 전망됐다. 이대호의 연봉(25억 원)을 넘는 건 물론이고 '연봉 30억 원 시대'를 시작할 분위기였다. 하지만 발표액은 23억 원. 물론 옵션이 남아있지만, 연 평균 금액을 따진다면 차우찬(LG·총액 95억 원, 연 평균 23억7500만 원)에 살짝 부족하다.
양현종은 정규시즌 MVP 수상 직후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모습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연봉은 구단에 대한 충성심이 반영됐다고 볼 수있다.
KIA의 역대 영구결번은 선동렬 전 감독(18번)과 이종범(7번)뿐이다. 해태부터 KIA까지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즐비했지만 영예는 두 명에게만 돌아갔다. 세번째 영구결번의 자리에 앉겠다는 양현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