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의 핵심은 사용자 동의 없이 단말기의 성능을 떨어뜨린 애플의 행위가 위법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애플은 지난해 12월부터 아이폰의 운영체제(iOS) 업데이트를 통해 배터리가 노후화 됐을 경우 아이폰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코드를 삽입했다.
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과 시민단체는 애플의 행위가 소비자보호법 제19조가 규정한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책무를 저버렸고 성능 저하 사실을 숨겨 소비자가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애플은 iOS 업데이트 전에 성능 저하 내용에 대해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업데이트를 소비자가 판단하도록 기회를 줘야 했다”며 “이를 숨기고 설명서에 표기하지 않은 행위는 사용자를 기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쟁점은 애플의 성능 저하로 사용자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다. 사용자들은 iOS 업데이트 이후 ▲스마트폰의 속도 저하 ▲멈춤 현상 ▲입력지연 ▲전화 송·수신 불가 등의 불편을 겪었다.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측은 이 행위가 제품 당시 가격과 계약에 합당한 성능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법 계약상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해당 법무법인은 애플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는 금융, 업무상 연락 등 다양한 활동을 방해했기 때문에 형법상손괴죄, 업무 방해죄 등 형사적인 책임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용자들의 진술 외에 이런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어 피해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법무법인 한누리 측은 “이용자와 기업간 정보 불균형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일반 사건과 피해 입증의 책임을 동일하게 요구해선 안된다”며 “이미 애플이 성능 저하를 공식 인정했기 때문에 피해 입증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일부터 애플이 시작한 배터리 교체비용 할인 보상도 이번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 된다. 애플이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보상대책을 내놔 책무를 다했다고 나올 수 있어서다.
법무법인 소속 한 변호사는 “애플은 문제 원인과 해결책 모두 배터리노후화 및 교체로 귀결시키고 사용자들을 그 프레임 안에 가두려고 한다”며 “애플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제대로 배상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단소송은 계속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배터리 교체비용 할인 보상이 손해배상액 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