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카드사들이 통합 근거리무선통신(NFC) 서비스를 이달 말 선보인다. 기존 카드사의 안방 무대로 여겨지던 지급결제시장에 간편결제서비스를 앞세운 정보통신기술(ICT)사업자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위기감이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비씨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와 NH농협카드는 공통 NFC서비스인 ‘저스터치’(JUSTUCH) 개발을 마친 상태이며 이달 말부터 서비스 개시와 프로모션에 나선다. 결제프로세스사인 비씨카드가 이미 개발을 완료한 NFC단말기 ‘동글’에 카드사 표준 규격을 위한 보안 작업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NFC결제는 카드단말기에 휴대폰을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카드이용자는 플라스틱 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하기만 하면 돼 실물 카드를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카드사별 앱카드의 경우 모바일NFC 결제규격이 없어 카드단말기와 호환이 안되는 등 불편함이 따랐다. 이에 국내 카드사들은 그간 EMV규격이 적용된 비자·마스터카드 등 국제브랜드카드사의 NFC단말기를 사용해왔는데 설치비용이 높아 가맹점 보급률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모바일공동협의체를 만들고 저스터치 개발에 나선 카드업계는 공동NFC단말기 9만대가량을 우선 설치하고 보급량을 꾸준히 늘릴 방침이다. 전체 가맹점 270만개에 비하면 역부족이지만 카드이용자 결제 편의를 높이는 데 업계가 공동으로 나섰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NFC결제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카드업계가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달궈지는 지급결제시장, 지배력 유지할까

지급결제시장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점도 카드사가 공동NFC 개발에 나선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카드사의 안방무대로 여겨지던 지급결제시장에 핀테크(금융+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체와 정보통신기술(ICT)사업자의 진출이 활발하다. 최근엔 SSG페이와 같이 유통업계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76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4.5% 증가했다. 1년 전(295억원)과 비교하면 158% 급증한 수준이다. 삼성페이(삼성전자)·SSG페이(신세계 아이앤씨) 등 오프라인에서 전국적 규모의 영업기반을 갖춘 유통·제조업체의 간편결제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한 데다 네이버페이(네이버)·카카오페이(LG CNS·카카오)·페이코(NHN페이코) 등 온라인 중심의 정보통신기술(ICT)업체의 서비스 이용실적이 확대된 결과다.


여기에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은행들이 부가통신사업자(VAN사)나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를 거치지 않는 ‘앱투앱(app-to-app) 결제’ 서비스 개발에 나선 만큼 향후 지급결제시장은 보다 급변할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한다. 결국 급변하는 지급결제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카드사들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공통 NFC단말기를 개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각종 페이사들과 달리 카드사는 신용공여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계속 유지되겠지만 과거에 비해 지배력이 약화된 건 사실”이라며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디지털·플랫폼사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