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주력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시대 DB


상반기 매출 급감과 적자 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술이전 계약금 중심의 변동성 높은 수익구조를 로열티와 공동개발 수익으로 보완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328억원, 영업손실 3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7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만큼 기술이전 수익 감소가 실적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에이비엘바이오 매출은 기술이전에 따른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대부분이다. 개발 진척과 계약 조건 충족 시점에 따라 실적에 반영돼 분기별 매출 편차가 클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기술이전한 플랫폼과 후보물질이 상업화되면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을 수 있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아직 상업화 단계에 도달한 품목이 없어 기술이전 수익 인식 시점에 따라 실적 변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이런 수익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로열티 확대와 공동개발 참여를 강조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기업간담회에서 공동개발을 통해 수익 배분율을 높이고 기술이전에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후보물질 상업화를 통해 로열티를 확보하고 회사가 가져가는 수익의 몫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올 2분기 연구개발비와 인력을 늘리며 주력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올 2분기 연구개발비는 26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1.3% 늘었다. 연구인력은 1분기 말 87명에서 2분기 말 90명으로 증가했다. 박사급 연구원은 25명에서 26명, 석사급은 50명에서 52명으로 늘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진전되면서 관련 연구개발비가 증가했다"며 "자회사 네옥바이오에서 진행 중인 NEOK001과 NEOK002의 임상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인력 충원에 대해서는 "내부 연구개발 강화를 위한 채용"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로열티 측면에서 상업화에 가장 가까운 후보물질로는 담도암 치료제 ABL001(토베시미그)이 꼽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001의 한국을 제외한 항암 분야 권리를 미국 컴퍼스 테라퓨틱스에 이전했다. 총계약 규모는 4억1000만달러이며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로 받는 구조다.

컴퍼스는 올해 담도암 대상 임상 2/3상에서 주요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을 확인했다. 전체생존기간(OS)은 교차투여 영향으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컴퍼스는 FDA와 협의를 거쳐 연내 허가신청(BLA)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허가와 상업화까지 이어지면 ABL00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이전 이후 판매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는 주요 자산이 된다

공동개발 전략에서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111이 눈에 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와 ABL111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일본·중국에서 위암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FDA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으며 회사는 연내 글로벌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주요 임상 성과 공개가 이어진다. ABL001의 담도암 임상 2/3상 결과가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구두 발표될 예정이며 에이비엘바이오는 ABL111 임상 1b상과 ABL503 임상 1상 데이터도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