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거리로 나선 의사들
이날 집회는 지난 13일 보건복지부가 간과 담당 등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상복부 초음파 예비급여 본인부담률 80% 적용을 예고하면서 촉발됐다. 의료계의 견해를 듣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정부가 정한 정책을 밀어붙인다는 게 의협 비대위의 주장이다. 정부 예고대로 다음달부터 이 정책이 시행되면 최대 16만원에 달하는 검사비용은 2만~6만원으로 줄어든다.
이필수 의협 비대위원장은 집회에서 “복지부는 비대위와 한마디 상의 없이 다음달 1일부터 상복부 초음파의 본인 부담률 80% 예비급여 적용을 위한 행정예고를 했다”며 “복지부가 보여주기식 협상만을 지속하며 비대위 요구를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어 “이처럼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보장성 강화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면 의·정관계뿐 아니라 보건의료체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의료계의 의견을 무시한 문재인 케어는 보건의료체계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는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 6인(추무진·기동훈·최대집·임수흠·김숙희·이용민)도 모두 참석해 한목소리로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건강보험 적용 확대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다음달 29일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추진하고 전국의사 총파업 등 강경투쟁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케어 강행 시 총파업도 검토
의협 비대위 측은 지난해 8월 정부가 국민의료비 부담은 낮추고 고액진료비로 인한 가계 파탄을 방지하기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대책을 발표한 뒤 의협 비대위, 대한병원협회, 복지부가 참여하는 의·병·정 실무협의체가 가동되며 9차례에 걸친 회의를 진행했지만 의료계의 주장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의협 비대위 관계자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 예산을 늘리지 않고 지출을 늘리겠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며 “예산투입, 보험료 인상 없이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인데 정부가 의료계의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정부가 현재의 모순적인 문재인 케어가 지속 가능하다고 착각해 의료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인다면 차기 정부는 상상할 수 없는 재정적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앞으로 30년간 대한민국 의료가 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정부담, 적정급여, 적정수가의 기본적인 틀부터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간한 보고서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2년 뒤인 2020년 한해에만 20조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2030년에는 한해 108조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
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5년간 10조원을 투입하고 건보 지출은 30조원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그간 의·병·정 실무협의체에서 의협 비대위와 병원협회의 요구사항을 기초로 협의를 진행해 왔고 논의 과정에서 상호 공감을 이룬 부분을 발표하는 성과도 있었다”며 “그간 논의를 거치면서 국민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환자 안전을 지키는 것에 의료계와 정부가 상호공감을 이룬 만큼 앞으로도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중요한 파트너인 의료계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진성성 있는 대화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