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하면서 다가오는 자율주행차시대에 대한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차랑공유 서비스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보행자와 충돌해 사망사고를 냈다. 이날 밤 10시 쯤 애리조나주 탬피 지역에서 자율주행 시범운행중이던 우버 차량은 횡단보도 외부에서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던 한 여성 보행자를 추돌했다. 여성 보행자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번 사고는 자율주행차 최초의 보행자 추돌 사망사건이라 파장이 클 전망이다. 앞서 자율주행차 운전자의 사망사고는 있었지만 법정 소송 끝에 운전자의 과실로 판명났다. 하지만 보행자 사고는 명백한 제조사(우버)의 책임이다.
이를 계기로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자율주행 연구개발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간 미국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적극적인 기술 도입을 지원해왔다.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주 등은 자율주행 면허를 발급해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가능하게 해왔는데 이런 추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번 사고 직후 우버는 북미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즉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글, 애플 등 ICT회사와 미국에서 자율주행 시범 운행을 실시 중인 다른 회사들은 테스트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내고 있지 않지만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미국 연방 교통당국은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허용된 주에서는 자발적인 안전 보고서만 제출받는 상황인데 이번 사고 이후 분명한 기준을 통한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시민단체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될 때까지 모든 공공도로에서 테스트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제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로 자율주행차를 지정하고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규제완화와 시범운행 확대 및 개선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시티 등에 자율주행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무인 자율주행 택시 시범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인해 자율주행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추가적인 규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관련 법률과 시스템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규제를 강화하기 보다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시험 공간과 지원을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