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사진=뉴시스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씨가 포털사이트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17일 기소됐다. 2012년 대선 이후 줄곧 포털사이트를 활용한 여론조작이 이뤄지는 가운데 현 포털사이트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카카오는 2012년 대선 이후 불거진 매크로 프로그램의 여론조작 방식을 인지,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무용지물이었다. 댓글을 달기 위해 아이디당 하루에 쓸 수 있는 댓글 수를 제한하고 댓글입력을 연속으로 할 수 없도록 댓글 등록에 시간을 두는 방식을 도입했다.

여기에 동일한 IP주소에서 일정횟수 이상 로그인을 시도하거나 동일한 내용의 댓글을 반복해서 올릴 경우나 10분간 일정 수치 이상의 공감수를 클릭할 때 매크로 프로그램 확인 여부를 감별하는 기능도 활용 중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드루킹의 사건에서 알 수 있듯 무용지물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현재의 여론조작 방식을 막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나의 차단 프로그램을 만들면 새로운 프로그램이 등장해 순식간에 새로운 방패를 깨버린다는 말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그 응용 폭도 상당해 로직만 바꾸면 손쉽게 차단 프로그램을 피해갈 수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매크로는 본래 반복된 작업을 손쉽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개발된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문제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아니라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현재 포털사이트의 구조”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도 이를 인정한다. 많은 사용자가 몰리는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며 현재 구조에서 여론조작을 봉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포털사이트의 뉴스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양한 의견 개진을 위해 마련된 장이지만 역기능이 순기능을 넘어설 수 있음이 드러난 만큼 시스템 수술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언론정보학 전문가는 “댓글을 여론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이를 알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댓글에 순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공감 순으로 댓글을 게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와 반대되는 의견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거나 아예 공감 시스템을 삭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