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투쟁을 상징하는 ‘배너’ 부활에 대한 내부 의견이 나온다. 대한항공 직원연대의 갑질 퇴진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조종사노조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운항승무원노동조합(조종사노조) 내부에서는 올해 초 중단된 배너 투쟁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항공 조종사 A씨는 “조종사노조를 어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배너 투쟁 재개를 강력히 건의한다”고 주장했다.
배너 투쟁은 노사간의 첨예한 대립 관계를 방증하는 하나의 도구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15, 2016년 임금교섭 문제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자 쟁의 일환으로 배너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공항 출근길 휴대하는 가방 및 캐리어에 ‘대한항공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KOREAN AIR SHOW SOCIAL RESPONSIBILITY) 등의 문구가 적힌 배너를 달고 다녔다. 배너는 올해 2월 2015~201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서 노사 조인식을 끝으로 사라졌다.
조종사노조 내부에서 배너 투쟁 부활이 거론되는 것은 대한항공 직원연대 때문이다. 직원연대는 지난 18일 제3차 촛불집회에서 ‘플라이 투게더’(FLY TOGETHER)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본사, 공항, 터미널 등에 해당 스티커를 붙이면서 대내외적으로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배너 투쟁을 재개할 경우 국내외에서 대한항공의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하다. 이렇다보니 회사 입장에서 배너 투쟁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 2016년 3월 배너 투쟁을 벌인 것과 관련해 이규남 당시 노조위원장 및 집행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해외 유수 언론에도 조양호 총수 일가에 대한 갑질 뉴스가 소개되고 있다”며 “여기에 배너 투쟁까지 재개될 경우 대한항공은 국제적 망신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배너 투쟁을 이끌었던 이규남 조종사노조 전 위원장은 효과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규남 전 위원장은 “국민과 사법당국의 관심을 끄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너 문구를 어느 정도 선에서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일부 명예훼손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거 상당히 직설적 표현을 썼음에도 사법당국은 사회전반의 이익에 부합되는 쪽으로 해석했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갖고 배너를 단다고 해서 법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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