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17분 4번 갱도와 금속을 제련하는 단야장을 폭파했으며 다음으로 2시45분에 생활 건물 등 5개를 폭파했다. 이어 오후 4시2분에는 3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했고, 마지막으로 4시17분에는 남은 2개동의 막사(군 건물)를 폭파했다.
풍계리엔 4개의 갱도가 있다.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 때 사용된 뒤 폐쇄됐으며 2번 갱도는 2차~6차 실험에 사용됐다. 3, 4번 갱도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채로 관리됐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조선 노동당 최고정책결정기관인 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장 폐기 방침을 밝힌 지 34일 만에 폐기행사를 치렀다.
이번 행사는 당초 예상과 달리 전문가들은 배제되고 기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또 갱도를 모두 폭파해도 실험장이 재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검증이 아니라 쇼"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목표를 행동으로 옮긴 첫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날 청와대는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번째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때 핵실험장 폐기식이 취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어두운 전망이 일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 16일로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개최 10시간여 앞두고 돌연 연기를 통보했을 때였다.
북한은 18일엔 우리 정부가 보낸 취재단 명단 접수를 거부했고 22일에는 남측 취재단만 제외한 채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취재단만 북한으로 들여보내 남한을 배제한 채 폐기식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다 북한은 23일 오전 극적으로 남측 취재단을 수용했고 24일 예정대로 5개국의 취재진이 모인 채 정상적으로 폐기식을 진행했다.
한편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취재하는 공동취재단은 전날(23일) 오후 7시쯤 원산역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를 향해 출발했다. 한국을 포함한 5개국 취재진은 밤새 기차를 타고 24일 아침 풍계리 인근 재덕역에 도착한 뒤 버스와 도보로 핵실험장에 설치된 참관장까지 간 것으로 보인다.
취재단은 원산을 벗어나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 원산 갈마비행장에 내릴 때 위성전화는 압수당했고, 산간 오지여서 휴대전화도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풍계리 소식은 23일 밤 이후로는 전달되지 않았다.
폐기의식 취재를 한 공동취재단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 숙소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폭파 장면이 담긴 영상이나 관련 기사는 이르면 25일 보도될 것으로 보인다.
남측 취재단은 원산에서 중국 베이징을 거쳐 귀국한다. 북한으로 들어갈 때는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를 타고 동해 직항로로 방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