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은 호남과 수도권 표심에 따라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의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이번 전대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①김민석·정청래 후보의 당대표 경쟁 ②최민희·박선원 후보의 수석 최고위원 경쟁 ③김용·이성윤 후보의 최고위원 5위 싸움 등이다. 현재까지 판세를 종합하면 당대표 선거에서는 김 후보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고,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명(친이재명)계가 후반으로 갈수록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① 김민석 vs 정청래…호남서 당권 승부 갈린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대표 경선은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김 후보가 누적 득표율에서 정 후보를 1.48%포인트(p) 앞서고 있다. 김 후보는 제주·인천에 이어 강원·대구·경북(TK)에서 선전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다만 아직 두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최대 승부처인 호남과 서울·경기 경선이 남아 있어 최종 결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정치권에선 김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순회경선에서 상승세를 탄 데다 '이재명 정부 성공론'을 앞세워 친명 표심을 결집하고 있어서다. 특히 전체 권리당원의 약 32%가 몰린 호남에서 김 후보가 격차를 벌릴 경우 마지막 수도권 경선까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기세 싸움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좋은 흐름에서 시작하게 됐다. 달리기로 따지면 인코스를 확보한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더 지원해야 한다는 '이재명 지원론'이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 소장은 "호남 당원들은 정치 고관여층이기 때문에 정청래 후보의 연임이 이재명 정부에 도움이 되는지,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민감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 출범 1년2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성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호남에서 김 후보와 정 후보의 득표율이 "6대4 정도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실시되는 선호투표제도 김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변수로 꼽힌다. 3위 송영길 후보의 지지층이 범친명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탈락한 송 후보 지지자의 2순위 선택이 김 후보에게 더 많이 향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다만 송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9%대의 한 자릿수로 떨어진 만큼 실제 선호투표제가 가동되더라도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막판 변수로는 전체 당대표 선거 결과의 3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가 꼽힌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와 정 후보가 막판까지 초접전을 이어갈 경우 국민여론조사에서 어느 후보가 우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최종 승부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국민여론조사에서는 당원 투표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여론조사에서는 보수 지지층의 역선택 등이 작용해 정 후보가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② 최민희 vs 박선원…'수석 최고위원' 놓고 친명·친청 대결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둘러싼 최민희·박선원 후보의 경쟁이 관심을 끈다. 수석 최고위원은 단순히 최고위원 선거 1위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당대표 유고 시 원내대표 다음으로 직무대행을 맡는 등 정치적 상징성이 큰 자리다. 현재 친청(친정청래)계 최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친명계 박 후보가 3.54%p의 격차 뒤를 추격하는 구도다.
당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의 계파 조합도 관심사다. 김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되고 박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을 차지할 경우 친명계가 지도부 주도권을 확보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최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지킬 경우 당대표 선거 결과와 별개로 친청계가 지도부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당대회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친명계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흐름을 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평론가는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후반전으로 접어들수록 친명계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것 같다"며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적으로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③ 김용 vs 이성윤…'마지막 한 자리'는 누구?
최고위원 당선권의 마지막 자리인 5위 경쟁도 치열하다. 친명계 김용 후보가 현재 5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친청계 이성윤 후보가 0.77%p의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남은 호남과 서울·경기 권리당원 선거인단이 전체의 약 71%를 차지하는 만큼 막판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두 후보의 경쟁은 단순히 최고위원 한 자리를 놓고 벌이는 승부가 아니다. 현재 당선권인 1~4위는 친청계 최민희·한민수 후보와 친명계 박선원·서미화 후보가 각각 2명씩 양분하고 있다. 김 후보가 5위를 지키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은 친명계 3명·친청계 2명으로 구성되지만 이 후보가 역전하면 친청계 3명·친명계 2명으로 구도가 정반대로 뒤집힌다.
이 후보는 전북을 정치적 기반으로 두고 있어 호남 경선에서 반등을 노릴 수 있다. 다만 최근 보좌진 갑질 논란 등 구설에 오른 점이 막판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를 지낼 당시 함께 정치를 했다는 점과 수도권 조직력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 수수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점이 변수다.
서 소장은 "김용 후보는 경기도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정치를 함께했고 이번 총선에서도 여러 후보와 정치적 연대를 맺었다"며 "조직 면에서 이성윤 후보보다 앞서고 남은 지역도 김 후보에게 유리한 곳이 많아 5위뿐 아니라 3위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