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수사 능력을 보여줄 기회라는 의견도 있지만 스스로 불리한 수를 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8일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은 서울 종로경찰서로부터 사건 일체를 넘겨받았다. 사이버수사대 2개팀 외 지능범죄수사대 2개팀을 보강해 총 27명으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을 편성했다. 드루킹 사건 수사 초중반쯤 인원 30명의 전담팀을 구성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이번 수사는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건 수사 때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드루킹 사건 수사를 통해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프로그램 유통 경로나 사용 방법 등에 대한 정보가 확보됐다.
시점도 중요하다. 드루킹 수사 때는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여권 실세로 불리는 김경수 전 의원(현 경남도지사)을 조사해야 하는 부담감이 상당했다. 선거가 끝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경찰 수사가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아예 사라졌고,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이 크게 참패했다. 정치적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밖에 없다.
관련 수사 경험이 축적되고 정치적 부담감이 덜한 상태에서 맡는 이번 사건이 경찰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수사권 조정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발표가 임박한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의 수사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힘을 실어주는 만큼 이번 수사로 경찰의 수사능력을 증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한 경찰 관계자는 "오너(대통령이)가 불러 밥까지 챙겨주며 수사권 잘 받으라고 격려해주지 않았냐"며 "드루킹 수사로 곤욕 치른 것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어차피 수사권이 강화되면 우리가 맡아야 하는 사건 중 하나"라며 "이 기회에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정치적 사건이라 부담감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제1야당이 관련된 사건인 만큼 자칫 '미운털'이 박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이 대표적이다. 당장 수사권 조정 문제가 그렇다. 국회 입법사항인 만큼 야당이 강력 반발한다면 통과가 쉽지 않다.
오래 전 발생한 사건이라 수사가 난관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06년·2014년 지방선거,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당 차원의 여론 조작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 10년이 넘어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증거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