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뉴스1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불거지며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대응이 국내증시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실질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7월6일까지 미·중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앞으로의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G2 무역분쟁 리스크에 국내증시 ‘들썩’

지난 3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한 직후 국내증시는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3.18% 급락하는 등 요동쳤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국내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해서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미중 무역 분쟁은 지난 5월3일 북경 1차 무역협상에 이어 같은달 17일 워싱턴 2차 무역협상이 타결되며 해소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결정을 번복한 데 이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최종 승인하면서 또 다시 무역분쟁 우려가 부각됐다.

중국도 미국의 대두 등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특히 지난 6월19일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 수입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검토하도록 지시하면서 사태는 더욱 복잡해졌다.무역분쟁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3거래일 동안 3.45%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5.68% 급락하는 등 국내증시가 또다시 출렁였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의 분기점을 오는 7월6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1차적으로 기존 관세 부과 리스트에 포함됐던 818개 품목(340억달러)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같은날 대두 등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미·중 무역갈등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의 현실화는 글로벌시장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도 재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추가 무역협상을 통한 관세부과 일정 연기 및 세부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기본적인 시나리오”라면서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7월6일 미국의 2단계 대중국 고관세 부과 및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로 글로벌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2차 미중 협상 타결과 유사한 포괄적 타협안 도출로 무역갈등이 봉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뉴스1

G2에 끼인 국내 증시, 전망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할수록 국내에는 악재로 작용해 증시를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불안심리 확대와 함께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에 따른 외국인의 자본 유출이 빨라져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종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반도체업종은 한때 국내 증시를 이끌며 '효자' 종목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수출비중과 외국인 지분율이 높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존재한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국내증시가 출렁일 때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역 전쟁의 핵심은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등 첨단산업 육성정책"이라며 '이와 관련한 양국의 무역전쟁은 협상과 제재 발표가 반복되면서 국내 반도체 주가에 장기적, 산발적 노이즈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미국 정부로서도 미국 수요 및 전세계 경기에 대한 부작용을 감안하면 주요 중국산 IT 세트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은 전세계 휴대폰 , TV , 노트북 생산의 80%, 55%, 70%를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는 다른 불안 요인과 맞물려 올 하반기까지 증시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달러강세와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로 코스피지수가 단기적인 정점에 도달했다. 이런 가운데 위험자산 선호심리 후퇴가 뚜렷해졌고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이 하향조정되는 등 실적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코스피지수가 2300포인트대로 낮아졌다. 하반기에도 하락 리스크가 클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이슈들이 연말까지 변동성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증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무역분쟁 우려가 불거진 이후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압박을 받았지만 이는 복합적인 요인이 합쳐진 결과라는 해석이다. 

한지영 케이프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역분쟁 이슈가 새로운 문제가 아님에도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은 그동안 정책(FOMC, ECB 회의 등), 정치(지방선거, 북미정상회담)에 가려졌던 신흥국 금융 불안(자본유출 등), 달러 강세와 같은 요인들까지 수면 위로 부상해 상호간에 부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며 “미·중 협상 과정에서 노이즈 발생이 불가피하겠지만 코스피가 이미 9개월 이래 최저치로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6호(2018년 6월27일~7월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