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송영중 상임부회장과의 갈등에 이어 전임 부회장 시절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2일 한겨레는 경총이 김영배 전 부회장 시절 일부 사업수입을 유용해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이를 임직원 특별상여금(격려금)으로 지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경총과 김 전 부회장 측은 곧바로 의혹을 전면부인했다. 2004년 이후 일부 사업수입을 이사회나 총회 등에 보고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면서 이 중 일부를 임직원 격려금 지급에 사용한 것은 맞지만 비자금 조성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총은 해명자료를 통해 "경총은 2010년 이후 연구·용역사업을 통해 연평균 약 4억4000만원, 총 35억원가량의 수익이 있었다"며 "이 중 사업비로 쓰고 남은 금액과 일반 예산에서 일정 부분을 추가 부담해 연 평균 8억원가량을 전체 직원들에게 성과급 성격의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총 재정규모와 단체 성격상 사무국 직원들에게 타 경제단체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기는 어려워 매년 우수인력의 이탈과 사기저하가 고질적인 문제였다"며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고자 일반회계, 용역사업, 기업안전보건위원회 회계에서 일정부분 분담해 연간 월 급여의 200~300% 내외의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회장도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부문의 특이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온 판단이 아닌가 한다"며 "특별 상여금이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오해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상여금을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현금으로 지급한 이유에 대해선 "민간기업에서는 노조가 없을 경우 직원협의회와 의논해 지급하는 것이지 이사회를 통해 지급하지 않는다"며 "통장보다는 이 부분을 별도로 처리하고 싶은 소박한 가장들을 배려해 현금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자금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것은 현재 경총과 갈등을 빚고 있는 송영중 부회장이다. 송 부회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회계 처리 관행이 투명하지 않다며 손 회장에게 이를 보고하고 감사팀장을 임명해 감사를 벌였다.

그러나 송 부회장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논의 과정에서 노동계와 노선을 같이했다는 논란 등으로 내부직원과 회원사들의 반발을 샀고 현재 해임절차를 앞두고 있다.

재계에서는 송 부회장의 거취 논란을 촉발시킨 원인이 기존에 알려진 '노동자 편을 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송 부회장의 개혁·변화 시도가 경총 임직원들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총은 3일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잇따라 열고 송 부회장의 해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송 부회장은 해임안이 의결될 경우 법적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