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한 채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근무에도 불구하고 최저생계비에 한참이나 못 미치는 수익을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삶을 포기하라는 강요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결정은 저매출 점포의 폐업을 가속시켜 막대한 일자리 상실을 초래하고 경영주는 물론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를 또 내모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입장문 中)
“500~600원이던 과자값이 어느새 1500원을 웃돌고 있죠. 밥 사먹으러 가던 식당들도 한 순간에 1000원~1500원씩 기본적으로 올랐구요. 그동안 물가만 팍팍 올랐지 시급은 찔끔찔끔 오르지 않았나요? 그동안 안 올랐던 게 이제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건데 왜 이렇게 부정적인 시각만 많은가요?” (20대 취업준비생 김모씨)
◆ 130만원 버는 편의점주 vs 175만원 버는 알바생
먼저 편의점주들의 손익계산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은 편의점 1만5000개 점포의 올해 매출과 수익을 계산한 평균 손익계산서를 공개했다.
전편협에 따르면 표본이 된 1만5000개 편의점의 평균 매출은 월 5400만원. 이 중 본사에 지불하는 가맹수수료 등을 뺀 수익은 월 986만원 정도다. 여기에 임대료 약 250만원, 인건비 약 463만원, 카드수수료를 포함한 영업비 92만원 등을 제외하고 나면 점주가 챙기는 수익은 한 달에 역 180만원이다. 여기에 현시급 7530원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이 적용되면 이보다 50만원이 줄어 한 달 수익은 130만원 정도에 머물 것이라는 게 전편협 측의 주장이다.
아르바이트생의 손익계산서는 어떨까. 아르바이트생이 현 시급 7530원으로 하루에 8시에 근무한다고 가정했을 때 일급여는 6만240원, 주급여는 30만1200원, 월급은 157만3770원을 받게 된다. 같은 조건에서 일한다고 했을 때 내년 시급 8350원이 적용 된다면 일급여 6만6800원, 주급여는 34만6000원, 월급은 174만515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편의점협회는 격앙돼있다. 전편협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편의점 업계는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며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현 최저임금제도는 5인 미만의 생계형 사업자와 근로자간 협력과 신뢰관계를 무너뜨리고 소득 양극화만 조장하고 있다”며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으로 사업장이 체감하는 실질 임금은 정부와 노동계가 주장하는 시간 당 만 원을 넘어서게 됐다”고 지적했다.
전편협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가맹수수료 인하 ▲근접 출점 중단 ▲정부 대신 걷는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 대책 등을 요구했다.
노동계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100% 반기는 것은 아니다. 일부 노동자들 사이에선 “편의점 알바로 이직해야 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취업준비생 박모씨는 “내년기준 9급 공무원 1호봉 월급보다 편의점 알바가 더 많이 받는다”며 “월급이 오르는 건 좋지만 편의점 알바생이 점주보다 더 많은 돈을 가져가는 게 현실로 대두되는 사회는 어쩐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용축소 역풍 불까 노심초사
지금 하고 있는 일자리를 잃을지도 몰라 불안감에 떠는 노동자들도 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홍모씨는 “작은 카페라 사장님네 사정을 뻔히 아는데 그만둬야 할까봐 눈치보인다”며 “학교 다니면서 용돈벌이를 스스로 해야하는 상황인데 시급이 더 올라 일자리가 없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해결해야 할 많은 숙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 중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게 될 영세상공인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최저임금제도의 근본적 취지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도 이번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성명을 통해 “노동자와 영세사업자 간 반목만 조장할 게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체와 가맹점주 간 불공정 거래 구조를 개선하고 영세 상인이 겪는 임대료·카드수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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