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4일은 공휴일 전날 아닌가요?"
14일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맞는 첫 일본군 '세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추모행사 앞을 지나가던 한 시민이 이같이 말했다.
이 시민은 "동료나 주변에서도 오늘(14일)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지 모른다"면서 "국가적인 기념일이라고 하는데 블랙데이(짜장면을 먹는 날·4월14일)보다도 더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며 8월14일이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를 아는 시민은 예상보다 적었다.
이날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퍼포먼스를 준비하던 대학생공동행동과 진보학생연대 관계자는 "아직까지 시민들이 8월14일이 무슨 날인지 모르고 있다"면서 "정부는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만 지정한 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에는 손을 놓고 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처럼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만 해놓고 국민에게 알리는 데는 무관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퍼포먼스에는 10명 안팎의 시민만이 관심을 보였다.
해당 행사 관계자는 "2015년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 폐지를 주장하기 위해 나섰다"면서 "8월14일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공식 지정되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년 위안부 피해자 관련 모금액도 줄고 있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디자인하신 뱃지, 팔찌 등을 판매하면서 모금액을 충원하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평화의 소녀상 옆에 마련된 부스에서 서명운동에 참여한 박인회씨(31·여)는 "(더운 날씨에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준비하는 과정을) 직접 보니까 뭉클했다"면서 "오늘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지 아침에 인터넷을 통해 알았다. 사실상 정부의 홍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현재 국내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7명, 중국 내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6명으로, 대부분 90세를 넘긴 삶의 끝자락에 놓인 할머니들이다. 이에 한 시민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면서 "그 시작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홍보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기림의 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2012년 대만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처음 지정됐다.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을 기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