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전 대법관이 지난해 12월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박보영 전 대법관(57·사법연수원 16기)이 시·군법원 판사로 임용됐다. 퇴임한 대법관이 판사로 복귀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법부 70년 역사상 처음이다. 

대법원은 박 전 대법관을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원로법관으로 지명했다고 29일 밝혔다. 대법원은 법관인사위원회 심사, 대법관 회의를 거쳐 박 전 대법관을 법관으로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박 전 대법관은 다음달 1일부터 여수시법원에서 1심 소액사건(3000만원 이하)을 담당하게 된다. 

박 전 대법관은 6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 1월 퇴임한 후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고 사법연수원과 한양대 등에서 후학 양성을 해왔다. 

이후 그는 지난 6월 전남 여수 시·군법원 판사에 지원했다. 변호사로 활동할 경우 고액 수임료를 받을 수 있는 대법관 출신 전관이 시·군법원 판사를 지원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박 전 대법관은 법관지원서를 내면서 "국민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대법관으로서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 봉사하기를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지명 직후 "봉사하는 자세로 시법원 판사의 업무를 열심히 수행하겠다"고 대법원을 통해 전하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최고법원에서 법리를 선언해온 퇴임 대법관이 1심 재판을 직접 담당하며 상급심도 1심 재판을 더욱 존중하게 돼 분쟁의 1회적 해결에 기여하고, 통찰력과 경험을 살려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1심 소액사건에서 분쟁의 화해적 해결을 통한 합리적 결론을 이끌어내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