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의 이강인이 입단 7년 만에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이로써 이강인은 발렌시아 100년 역사상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1군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발렌시아는 31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사라고사 라 로마레다에서 열린 2018-2019 스페인 국왕컵 32강 에브로와의 원정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 이강인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후반 38분 교체아웃 될 때까지 활약했다.
이날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이강인은 다니엘 바스, 카를로스 솔레르, 페란 토레스 등과 나란히 포진됐다. 케빈 가메이로와 산티 미나가 투톱을 형성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고 상대의 파울을 적극 유도했다. 전반 20분 이강인이 한쪽에서 흔들자 반대편의 토레스가 첫 슈팅을 시도했다.
발렌시아가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전반 29분 에브로의 티아고 포르투가가 고의적 핸드볼 파울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 당했다. 이후 전반 30분 바스의 크로스를 무크타르 디아카비가 헤딩슛을 날렸지만 골키퍼가 선방했다.
수적인 우위를 점한 발렌시아는 에브로를 계속해서 몰아 붙였다. 전반 36분 눈에 띄는 장면이 나왔다. 발렌시아의 오른쪽 코너킥을 이강인이 맡은 것. 이강인이 올린 크로스는 날카로운 궤적으로 토레스를 향했고 이를 토레스가 날카롭게 방향을 바꿔 헤딩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발렌시아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가메이로를 빼고 미키 바추아이를 투입했다. 바추아이는 후반 5분 측면 수비수 루벤 베조에게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그의 왼발 슈팅은 다소 부정확했다.
후반 11분 이날 이강인에게 있어 가장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이강인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대를 강타했다. 이를 본 이강인이 스스로 머리를 감쌀 만큼 아쉬운 기회였다.
계속해서 발렌시아가 측면 공격을 이용해 공세에 나섰지만 오히려 선제골은 에브로의 몫이었다. 후반 17분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멜리비아의 헤딩 슈팅이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실점 직후 발렌시아는 베조를 대신해 프란시스 코클랭을 투입했다.
발렌시아가 동점골을 넣는 데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후반 26분 미나가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에서 바깥 골대 쪽으로 정교하게 감아 찬 슈팅이 에브로의 골망을 흔들었다.
발렌시아는 역전골까지 만들었다. 후반 35분 바스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미나가 머리로 밀어 넣었다. 발렌시아는 후반 38분 이강인을 불러들이고 알렉스 블랑코를 투입해 마지막 카드를 소진했다.
역전에 성공한 발렌시아는 이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발렌시아의 2-1 승리로 끝났다.
한편 1919년 창단한 발렌시아의 100년 역사상 아시아 선수가 1군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른 것은 이강인이 처음이다. 스페인 현지 매체들도 이강인의 데뷔 소식을 조명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17세 253일 만에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은 발렌시아 역사상 가장 어린 외국인 선수로 기록됐다"면서 "지난 여름 구단과의 연장 계약을 체결한 그에게는 8000만유로(한화 약 1033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 그는 진주 같은 존재"라고 특별한 시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