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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상장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와 개별 기업의 실적 전망이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거시적으로 금리인상 이슈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 급증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0월 한달간 300포인트(약 15%)가 넘게 급락했다. 이를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200조원이 넘는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해 하락폭이 컸다. 


에프앤가이드에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등록된 증권사 리포트를 살펴보면 목표주가 하향의견을 제시한 것이 512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 목표주가를 낮춘 리포트가 187개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세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앞서 미·중 무역분쟁이 가시화된 지난 8월에도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274건에 달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특성상 매도의견 리포트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주가 하향은 사실상의 매도의견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국내 증시가 급작스런 폭락장을 경험하면서 충격을 받은 가운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까지 불거졌다는 점에서 불안심시가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가 올 3분기부터 기업실적에 서서히 반영돼 내년 1분기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증시 전망이 밝지 못한 상황이다.


우려가 불거진 업종은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반도체업종은 D램과 낸드 가격의 하락으로 업황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내년 1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의 완만한 가격하락이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에 KRX반도체업종지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1967.37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말 2821.95에 비해 30% 넘게 하락했다.

자동차 업종도 주도주인 현대차와 기아차를 시작으로 우려가 불거졌다. 두 종목은 조업일수 감소와 해외공장(오하이오)의 일시적 생산 감소, 신흥국 환율하락 등의 여파로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KRX자동차지수는 지난 1년간 1740.57에서 1257.22로 27%가량 떨어졌다.

금융 관련주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기대감을 선반영했던 주가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KRX금융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지난해 933.87에서 788.68으로 15%가량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가 수준을 보면 내년 경기가 급격히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단순한 공포심리도 상당수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이 밝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지금이 저점매수 기회? 
전문가들은 이달 초 미·중 무역분쟁 관련 협상이나 미국의 중간선거가 계기로 국내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피 레벨에서 추격매도, 보수적 대응의 실익은 크지 않다"면서도 "이제 투자의 중심을 펀더멘털에 둬야 할 때다. 연말까지 코스피 2100선 이하에서 분할매수 대응전략을 추전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한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증시 낙폭이 커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매수의견을 유지하거나 제시한 종목들에 대해 대부분 주가가 자산가치보다 낮다면서 ‘역사적 저가’ 상태로 평가했다. 해당 회사의 주식을 모두 사들인 뒤 자산을 내다팔아도 투자자에게는 이득이 되는 상태라는 뜻이다.

다만 확대된 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어서 단기적인 투자 대안으로 ‘배당주’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조정장세로 코스피 연간 배당률은 2.5%까지 상승해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이 집계한 업종별 배당수익률은 은행(4.0%), 에너지와(3.6%) 통신서비스(3.6%) 순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코스피는 금리상승과 무역분쟁 우려를 모두 반영한 적정가치를 하회하고 있다”면서 “현 시점은 연말 고배당주 투자를 통해 변동성을 극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표적 고배당주로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기업은행, 롯데케미칼, KB금융, KT 등을 추천했다.

하락장에서 방어력이 확인된 가치주도 관심이 모아진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14.86% 하락한 중형 가치주와 달리 대형 가치주는 6.53% 하락하며 안정적으로 시장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변동성이 낮은 종목도 시장 대비 양호한 성과가 나타났다.

최길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국면에서 기관들은 방어적 성격을 가진 배당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배당주 강세는 이러한 기관의 운용 특성과 연말배당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