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손 행장은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완전 민영화를 이루자는 목표를 밝혔다. 우리은행의 영업력 강화, M&A(인수·합병)을 통해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예보, 지분매각… M&A 성과내야
우리은행은 2016년 11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7개 주주에게 정부 지분 30%를 쪼개 팔았다. 여전히 정부(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지분 18.46%을 보유해 완전한 민영화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예보는 내년 1춸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지분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을 정하지 않았다.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의 경쟁력을 갖추는지에 따라 완전한 민영화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손 행장의 최대 과제는 비은행 부문 M&A 작업이다. 우리은행은 2014년 금융지주 해체 후 증권, 보험사 등 계열사를 팔면서 은행의 비중이 자산기준 99%를 넘는다. 따라서 비은행 계열사 흡수가 필수적이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출범하면 기존 7000억원에서 7조원 이상으로 출자한도가 커진다. 대규모 실탄을 가지고 비은행 계열사 M&A를 적극 추진할 수 있다. 다만 지주회사 출범 후 건전성 하락 우려는 염두에 둬야 한다. 현행 규정상 지주사는 자회사 자산에 '표준등급법'을 적용해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 비율이 현재 15%에서 12% 수준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은행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부동산신탁사, 자산운용사 등을 우선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은행은 리츠, 금융투자, 종금증권 등 13개 비은행 계열사 사명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지주사 출범 후 '우리'라는 브랜드를 공통으로 유지하고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추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또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리츠와 재보험 진출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면 우리은행 등 자회사가 6개사로 KB금융그룹 13개사, 신한금융 14개사, 하나금융 11개사보다 적다"며 "부동산신탁, 자산운용, 캐피탈 등의 인수합병을 우선 추진하고 보험과 증권 분야 진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TF가동, 외풍 차단·실적 증명해야
손 행장은 2020년 3월 주주총회 전까지 1년간 회장과 행장을 한시적으로 겸임한다. 따라서 1년여 동안 지주회장으로서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
손 행장이 글로벌 사업본부장과 글로벌 부문장을 거친 경험을 십분 발휘해 해외 네트워크도 26개국 420개로 늘었다. 해외사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정부가 잇따라 가계부채 규제를 조이면서 은행의 영업환경이 어려워졌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글로벌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리딩 금융그룹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내년에는 금융시장이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어 각 금융그룹마다 미래성장 기반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며 그룹지주 간 각축전이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우리은행은 은행 미래전략단을 중심으로 카드·종금 등 계열사 소속 임직원 80여명으로 구성된 지주사 전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주주총회, 지주사 주식 상장 등 지주사 전환 관련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내년 경영계획과 자금조달 계획수립, 규정 제정 등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손 행장이 내년 사업계획을 세웠으면 다음은 외풍에서 벗어난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회장, 5명의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노성태·박상용·전지평·장동우·정찬형), 예보 측 비상임이사(배창식) 등 7명으로 구성된다. 기존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1명만 제외하고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이사회는 기존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에 3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추가한다. 여기에 예보의 추천인사가 더해져 우리은행 지배구조에서 정부의 영향력은 여전히 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정부의 개입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을 할 수 있는지가 주가산정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손 행장이 백지상태인 우리금융에 자회사를 갖추고 실적을 내면 금융지주회장 분리 후에도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7호(2018년 11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