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단행된 구광모 회장 체제의 첫 LG그룹 정기인사는 미래성장을 위한 인재풀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구 회장은 지난 6월 선친인 고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의 회장으로 등극,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의 주인공인 구 회장이 그릴 새로운 LG의 밑그림을 투영한다는 점에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상무 승진자 수는 총 134명에 달한다. 이는 2004년 완료된 GS 등 과의 계열분리 이후 역대 최고 규모이다.
각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함으로써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인 셈이다.
LG 관계자는 “조직을 역동적으로 탈바꿈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설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GS그룹은 오너 4세들을 경영전면에 전진 배치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은 GS칼텍스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허 사장은 글로벌 금융회사와 IBM, 셰브론 등에서 경험을 쌓고 2007년 GS칼텍스에 입사하여 싱가포르법인장, 생산기획공장장 등을 거쳐 석유화학·윤활유사업 본부장을 역임했다.
새로운 해외사업 및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해 주요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글로벌 역량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아 GS칼텍스의 경영을 맡게 됐다.
GS가 4세 중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허 사장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GS그룹의 4세 경영시대 개막을 뜻한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고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인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전무)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전무)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GS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급속한 진화 속에서 에너지 사업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사업 기회를 포착해 새로운 성장을 주도하기 위해 경영능력을 검증 받은 차세대 리더들을 과감히 전진배치하고 조직의 변화와 활력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도 지난달 28일 인사에서 4세 경영으로의 승계 준비를 알렸다. 이웅열 회장이 퇴진을 선언함과 동시에 아들인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가 전무로 승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된 것.
1984년생인 이 전무는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을 거쳐 코오롱 전략기획담당과 그룹의 계열사인 리베토의 대표이사직을 지냈다.
앞으로 이 전무는 그룹의 패션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게 된다. 곧바로 경영권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경영수업을 통해 경험과 리더십을 쌓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코오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 전무에게 바로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는 대신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도록 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토록 한 것”이라며 “그룹을 이끌 때까지 경영 경험과 능력을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