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5G 1호 고객 ‘로타’. /사진=KT

지난 1일 자정을 기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5G(5세대 이동통신) 전파를 세계 최초로 발사하고 상용화 서비스에 돌입했다. 5G는 서울·수도권과 6대 광역시의 주요 거점을 시작으로 인프라가 확충되는 대로 점차 영역을 넓힐 전망이다.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는 각자 현장에서 5G 전파 발사 순간을 지켜보며 임직원들과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 사업은 이제 막 발을 뗀 상황”이라며 “내년 3월 전국에 5G 망이 순조롭게 구축되면 일반 사용자들도 5G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G, 얼마나 좋을까

많은 이가 현재 사용 중인 LTE도 충분히 빠른데 5G가 무슨 소용있는지 묻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5G는 지금까지 알고있던 통신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하다.


5G는 초연결·초고속·초저지연이 특징이다. LTE보다 최고 20배 빠른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5G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앞으로 10년간 5G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산업효과는 47조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08%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2035년까지 5G 관련 글로벌 경제생산 규모가 약 12조3000만달러(약 1경3338조333억원)에 달하고 약 2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에릭슨도 5G 서비스 상용화 이후 2026년까지 정보통신기술 기업의 매출이 3조4580억달러(약 3838조3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4G까지는 속도 중심으로 통신망이 진화했다면 5G부터는 초연결과 초저지연 등 사물간의 통신기술이 주가 될 것”이라며 “산업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G가 현실로 다가오면 이용자는 궁극적으로 가정과 회사에서 대부분의 일을 앉은 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사람과 사물, 기기가 제한없이 연결되면서 음성으로 모든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한국에서 태평양 건너 미국의 공장시스템을 제어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차는 5G 시대에 만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 영역이다.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센서,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모든 기술이 유기적으로 작동돼야 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의 궁극적인 형태는 사용자가 자동차에 탑승해 목적지를 음성으로 명령하면 AI가 최적의 주행데이터를 빅데이터에서 추출하고 자동차에 탑재된 각종 센서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면서 스스로 주행하는 것이다. 이 기술이 현실화되면 탑승자는 별도의 기계조작 없이 앉아서 편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5G 상황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안전도 담보할 수 있다. 시간당 10㎞의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를 예로 들면 LTE 응답속도는 0.03~0.05초(30~50ms)다.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 사물을 인지하고 정지하는 데 0.81~1.35m를 더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론상 1m 앞에 사람이 있다면 충돌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5G 망에서는 자동차가 위험을 인지하고 멈추기까지 이동하는 거리는 2.7㎝에 불과하다. 초저지연이라는 특성상 발견-인지-반응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카셰어링 자율주행 시연. /사진=SK텔레콤

다만 현재 5G는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아 스마트팜, 로봇, 화상회의 등 기업과 관련된 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업계는 대부분의 사람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상용화 수준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쯤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용한 만큼 해결과제 산적

산업과 경제, 생활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5G지만 통신업계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먼저 5G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최근 한 시장조사업체가 전국 이동통신 사용자 36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5G에 대해 안다’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80%에 달하는 사람이 ‘5G를 잘 모르거나 관심없다’고 답했다.

이는 이통3사가 아직 확실한 킬러콘텐츠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과거 3G가 떠오를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있었고 LTE가 상용화되던 시기에는 동영상 서비스가 사업원천으로 주목받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5G 시대에서는 소비자의 가입을 유도할 만한 콘텐츠가 존재하지 않아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라며 “통신사가 극복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통신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는 만큼 통신인프라 안전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4일 KT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를 밑거름 삼아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업계가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분간 백업통신망 구축 같은 근본적인 대책은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와 이동통신업계는 지난달 ‘통신재난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연말까지 재난 대비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백업통신망 논의는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은 “당장 화재방지시설 확충, 재난 시 이통 3사 간 와이파이 개방·기지국 대여 등의 방안에 집중할 것”이라며 “백업통신망 구축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가 5G 상용화를 서두르느라 통신 안전문제엔 소홀했다”며 “5G 성과를 강조하기보다는 5G 사업화와 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0호(2018년 1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