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상 발표로 시작된 노란조끼 시위가 한달째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레퓌블리크 광장./사진=로이터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파리의 상점 주인들이 주말에 벌어진 대규모 시위의 잔해를 치우며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에 대비해 폐장했던 에펠탑과 루브르미술관도 다시 관광객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8일 프랑스 전역서 벌어진 네번째 '노란 조끼' 시위는 지난 1일 벌어졌던 폭력 사태에 비해 비교적 큰 피해 없이 끝난 모습이다. 참가 인원 역시 지난주 13만6000명에서 12만500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전세계에 생중계된 격렬한 시위로 국가적 이미지가 손상됐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프랑스 당국은 시위에 앞서 8만9000여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으나 시위대를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랑스 내무부는 9일 오전 전날 벌어진 '노란 조끼' 시위로 전국에서 1220명이 경찰에 붙잡혀 억류 중이라고 발표했다. 지난주 검거한 450명에서 크게 늘어난 숫자다. 경찰은 전날 전국 곳곳의 기차역에서 시위대 몸수색을 실시해 경기용 철공부터 테니스 라켓까지 시위 중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몰수했다.

8일 시위로 파리에서 발생한 부상자 71명을 포함해 135명이 다쳤다. 특히 남부 보르도에서는 시위대 한명이 들고 있던 수류탄이 폭발하는 사고로 크게 다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위에 나선 이들은 대부분 백인 남성 노동계층으로 경제적 불평등과 경기침체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약 일주일간 침묵을 지키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위를 저지한 경찰에 감사함을 표하는 다소 황당한 행보를 보였다.

뱅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이 다음주 초 중대 발표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연설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시위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정부는 5일 '노란 조끼' 시위를 촉발한 유류세 인상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위대는 이제 최저임금 인상, 부유세 부활, 대입제도 개편 철회에 이르는 다양한 요구 사항을 내밀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류세인상 철회로 기후 협약을 이끌어온 프랑스정부에 대한 신뢰도 땅으로 떨어졌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의 친구 에마뉘엘 마크롱과 파리 시위대가 내가 2년 전 도달한 결론에 합의해 기쁘다"며 마크롱 정부를 조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