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항재./사진=한국관광공사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따듯하게 차를 타고 올라가면 도착하는 겨울왕국. 차 문을 열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환상의 설국이 펼쳐진다. 새하얀 낙엽송들이 도열한 채 환영인사를 하고 고산준령의 우람한 능선이 너울너울 펼쳐진다.
◆차로 올라가 만나는 황홀한 눈꽃세상

강원 함백산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차를 타고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도로다. 높은 도로로 알려진 정령치는 해발 1172m, 싸리재는 해발 1268m이지만 만항재는 해발 1330m나 된다. 해발로 보면 만항재가 단연 최고다. 정선 고한읍 상갈래교차로에서 태백 화방재(어평재)로 이어지는 414번 지방도를 찾으면 된다. 까마득히 높은 산길 구간인 만큼 겨울철 눈길 운전이 걱정스럽겠지만 안심해도 된다. 눈이 많은 강원도답게 제설작업이 확실하다.

만항재./사진=한국관광공사

눈꽃 핀 나무들이 빼곡히 선 환상의 설국. 차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황홀한 광경이 믿기지 않는다. 큰 수고도 없이 얻어진 풍경이 황송할 지경이다.
만항재에서 함백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눈꽃산행을 즐겨보자. 해발 1573m의 함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여섯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만항재와 고도차가 243m에 불과해 힘들이지 않고 눈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만항재에서 1시간이면 함백산 정상에 닿는다.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하늘숲공원’이라는 팻말이 눈에 띈다. 만항재는 원래 눈꽃보다 ‘천상의 화원’으로 유명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로 뒤덮인다. 하늘과 맞닿은 고갯마루에 계절에 따라 야생화가 연이어 군락을 이룬다. 빼곡한 낙엽송 아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새벽이면 안개가 자주 몰려와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만항재./사진=한국관광공사

야생화부터 눈꽃까지 사철 꽃이 만발하는 만항재로 오르는 고갯길은 고원 드라이브의 정수로 꼽힌다. 높은 산, 깊은 계곡을 따라 난 길은 그야말로 구곡양장이다. 가끔 180도로 휘도는 구간에서는 탄성이 절로 난다. 낙엽송의 뾰족한 꼭대기가 눈높이에서 군락을 이룬 채 환호하고 겹겹이 너울대는 산자락이 파도를 타며 반긴다.
만항재 눈꽃을 감상하려면 이른 시간에 가는 것이 좋다. 안개가 만들어낸 상고대가 녹기 전에 가야 눈꽃을 볼 확률이 높기 때문. 내려오는 길에는 삼탄아트마인과 정암사 등 볼거리가 많다. 눈꽃을 보고도 시간이 넉넉하니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삼탄아트마인./사진=한국관광공사

◆1970년대 석탄산업의 메카… 삼탄아트마인
함백산 자락의 삼척탄좌는 1970년대 탄광촌으로 전성기를 누리며 석탄산업의 메카로 군림하던 곳이다. 2001년 폐광된 후 2013년 복합문화예술공간 삼탄아트마인으로 재탄생했다. 갤러리와 역사관, 스튜디오, 예술체험관, 레스토랑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췄다. 광부들의 고단한 삶의 현장에서 문화를 캐는 탄광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예쁜 카페와 식당은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삼탄아트마인으로 내려가는 길에 정암사가 있다. 국내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신라시대(645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문화재자료 제32호인 정암사적멸보궁과 보물 제410호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둘러보며 고요한 산사의 풍경 소리에 고단했던 일상을 달래보자.

▲만항재 야생화쉼터: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865

<자료·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