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며 세제혜택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같은 세제혜택을 앞세운 펀드상품도 명암이 갈렸다. 2014년 출시된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는 지지부진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대거 몰렸지만 올해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는 수익률과 수탁고 모두 저조한 모습이다.
◆소장펀드, 5년 유지해야 세제혜택
소장펀드는 연봉 5000만원 이하 서민들이 절세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실적배당형 펀드다. 2014년 3월17일 판매가 개시돼 이듬해인 2015년 1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가입이 허용된 상품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소장펀드(57개/18일 기준)는 연초이후 1736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수익률은 –10.36%를 기록했다. 다만 1개월 누적수익률은 –0.58%로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개별펀드에서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보인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가치배당소득공제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채권혼합)S-T클래스’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0.94% 손실을 내는데 그쳤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소득공제장기성장유망중소형주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는 -21.78%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소장펀드로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 가입해야 한다. 2014년에 가입한 투자자는 최소 2019년까지 펀드가입을 유지해야 제대로 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펀드는 5년간 유지하면 매년 납입액(최대600만원)의 40%를 소득공제해준다. 만약 5년이 되기 전에 해지하면 가입기간동안 공제받은 세액을 반납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말이 다가오며 세제혜택과 실적배당 이슈가 겹치면서 소장펀드에 자금이 유입됐을 것으로 본다”면서 “세제혜택만 두고 보면 매력적이지만 가입요건에 맞는 서민들이 원금보장 없이 5년 동안 투자하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벤처펀드, 투자매력 상실
코스닥벤처펀드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코스닥벤처펀드 12개는 지난 6개월간 14.99% 누적손실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74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코스닥벤처펀드의 투자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1일 금융위원회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통해 혁신기업 상장 시 주간사가 신주배정 물량을 결정할 수 있도록 재량을 확대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코스닥벤처펀드는 펀드 운용 규모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할 수 있다는 점과 공모펀드가 사모펀드 대비 최대 10% 추가로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대 30%까지 공모주 물량을 우선 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책 변화로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내놓았던 코스닥벤처펀드의 가장 매력적인 혜택이 사라진 셈이다. 금융위는 기존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해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내년 기업공개(IPO) 물량제도 개선안 발표 후 출시되는 신규 펀드의 경우 혜택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존 혜택마저 사라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어떠한 점을 장점으로 부각시켜야 할지 모르겠다”며 “사실상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도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투자유인책 만들어야
지금까지 출시된 세제혜택펀드는 세제혜택이 중복되거나 단발성에 그치면서 투자자에게 실익이 없어 흥행에 참패했다. 때문에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소장펀드가 출시될 경우 해외사례처럼 가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영국은 개인저축계좌(ISA)를 가입할 때 소득에 상관없이 예금형 ISA는 16세 이상, 주식형 ISA는 18세 이상 연령으로만 제한했다. 캐나다의 TFSA, 일본의 NISA도 각각 18세, 20세 이상으로 연령제한만 뒀다. 이들 국가에서는 중도해지하더라도 투자자의 상황에 맞게 투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별다른 규제사항을 두지 않는다.
출시된 지 1년도 안된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는 당근책이 필요해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검은 10월’ 이후 정부의 코스닥활성화 의지가 꺾였다”며 “지난달 발표한 IPO 개선안이 당장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우려되는 부분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 정부의 코스닥활성화 의지가 확인되면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투자심리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형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장기투자펀드의 경우 세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보편적인 국민 재산증대와 함께 시장수급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2호(2018년 12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