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이면 동남아를 간다"
▲협재해수욕장, 사진에 보이지 않는 오른쪽 모래사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협재해수욕장, 사진에 보이지 않는 오른쪽 모래사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여름 휴가를 제주로 떠난다는 말에 수 없이 들은 말이다. 외국에 다녀왔다는 뿌듯함은 뒤로 하고라도 주머니를 부담없이 열 수 있다는 점이 수없이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랜 비행시간을 견디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아이들의 인내심, 향신료에 인상을 찌뿌리는 나의 입맛은 외국행을 포기하게 했다. 여기에 어차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물놀이이기에 이부분만 충족되면 굳이 말이 안통하는 곳에 갈 필요가 없다는 점에 부부의 뜻이 함께 했다.

이번이 세번째 제주 방문. 30대 후반에야 겨우 찾은 만큼 앞서 두번의 여행은 렌터카를 이용해 제주의 명소를 찾아다니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이들이 돌아다녀봐야 기억을 못한다는 핑계와 더불어 맞벌이부부의 쉼에 대한 욕구를 함께 해결하는 쪽으로 계획을 잡았다.


◆여름엔 무엇보다 물놀이.

여름이면 시원한 물놀이가 빠질 수 없다. 그런데 호텔들은 숙박비 부담과 함께 아이들이 즐길만한 풀장, 즉 워터파크와 같은 구성이 아니라 취향에도 맞지 않았다. 그런데 제주에도 워터파크가 있었다. 바로 2년전에 문을 연 제주신화월드리조트였다. 일단 첫번째 목적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에 투숙을 결정했다. 아이들이 이용할 만한 놀이기구가 있는 테마파크도 바로 옆에 있어서 이틀의 일정이 가뿐히 해결됐다.
▲신화월드 1층, 계단으로 내려가면 식당가와 면세점이 있는 그라운드 층이다.
▲신화월드 1층, 계단으로 내려가면 식당가와 면세점이 있는 그라운드 층이다.

정보들을 검색해보니 다양한 음식점들도 있어서 먹거리에 대한 고민과 이동의 번거로움도 최소화할 수 있는 점도 나쁘지 않았다.
◆처음 가 본 커넥팅룸. 온전한 휴식에 도움.
▲커넥팅룸은 독립된 공간을 보장했다. 아이들이 잘 때 노트북을 켜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커넥팅룸은 독립된 공간을 보장했다. 아이들이 잘 때 노트북을 켜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가 묵은 곳은 랜딩리조트의 커넥팅룸이다. 커넥팅룸은 밖에서 보면 두개의 객실인데, 안에서는 통로로 연결된 방을 말한다. 처음에는 괜히 번거로운거 아닌가라는 생각이었지만, 장점이 상당했다. 아이들이 티비로 애니메이션을 볼 때 어른들은 다른 방에서 뉴스를 보거나 낮잠을 청할 수 있어 온전한 휴식이 가능했다. 욕실과 화장실도 두곳이라 편리했다.
◆푸드코트, 가격은 비싸지만 다양한 입맛 충족
▲아시안푸드스트리트 이외에도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다. 문어라면과 흑돼지삼겹살
▲아시안푸드스트리트 이외에도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다. 문어라면과 흑돼지삼겹살

식사는 주로 리조트에 있는 푸드코트와 식당가에서 해결했다. 서울 중심가를 떠올리게 하는 가격이었지만, 다양한 메뉴라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먹고 싶은 것을 동시에 주문할 수 있어서 편했다. 마침 여행기간 내내 안개가 자욱해서 운전이 부담스러웠는데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되서 더욱 다행스러웠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도 많은 만큼 표준화되어 진짜 제주의 맛은 아니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여행기간 내내 자욱한 안개가 계속됐다. 직원에게 물으니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여행기간 내내 자욱한 안개가 계속됐다. 직원에게 물으니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워터파크, 기다림 없는 슬라이드 돈 쓰기에는 불편
▲크지는 않지만 있을건 다 있는 워터파크. 특히 좌측하단의 딥 블루 슬라이드는 대기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크지는 않지만 있을건 다 있는 워터파크. 특히 좌측하단의 딥 블루 슬라이드는 대기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도권에서 가봤던 곳에 비해면 워터파크가 크지는 않았다. 유수풀도 파도유수풀이 아니라 재미가 덜 했다. 하지만 몇번 타기 어려운 워터슬라이드를 이곳에서는 기다리는 스트레스 없이 이용이 가능했다. 심지어 물 속 깊이 들어가야하는 딥 블루 슬라이드는 대기자가 한명도 없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다만, 선충전해야 워터파크 안에서 먹거리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점은 불편했다.
◆테마파크, 기다림이 짧은 만큼 놀이기구 이용시간도 짧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한산했다.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물총놀이는 어른들에게도 인기였다.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한산했다.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물총놀이는 어른들에게도 인기였다.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지는 않았지만, 이용고객이 많지 않아 기다림이 없어 원하는 만큼 탈 수 있었다. 다만 스릴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기대에 못 미칠수도 있고, 기구들의 이용시간도 길지 않아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오후에 광장에서는 물총놀이에 진행되는데 참가한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50명 선착순으로 물총을 대여하는데 미리 한쪽에서 줄을 서있으면 된다.
▲게임센터 건물앞, 트랜스포머전시장, 볼링장
▲게임센터 건물앞, 트랜스포머전시장, 볼링장

그밖에 게임센터와 볼링장은 저녁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트랜스포머 전시관도 있는데 이용시간이 길지 않으니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좋다. 다만 마니아가 아닌 어른들이 체험하기에는 지루할 수도 있고 앉을 만한 곳이 없는 점을 기억하자.
[여행] 그 돈이면 동남아 간다? 제주로 떠난 여름 휴가

차를 타고 5분 정도 거리에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있다. 전투기 조종석에 직접 앉아볼 수 있고, 가상드론체험 및 전투기 조종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비행기의 작동 원리 등도 여러 장치들을 통해 알려준다. 돔영화관과 5D영화관도 있으니 상영시간을 맞춰 보는 것도 좋다. 
이렇게 리조트 주변을 오가다보니 어느새 3박이 훌쩍 지나갔다. 좀더 부지런을 떨었다면,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었지만, 쉬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이정도면 충분했다.
▲잠수함체험, 키보드 와플, 협재해수욕장
▲잠수함체험, 키보드 와플, 협재해수욕장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동남아 여행에 비해 지출이 터무니 없이 많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만약 신화월드리조트에 주로 머물러 있을 것이라면 공항셔틀버스와 공유카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을 더욱 줄일 수 있다. 다만 차량이 많지 않기에 사전 예약으로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리조트 어플을 다운받아 회원가입하면 리조트내 매장에서 바로 할인을 받을수 있으니 참고하자. 한편 리조트가 제주도의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협재해수욕장이나 모슬포항, 잠수함체험 등에 접근성이 좋다. 

이렇게 이번에는 쉼을 위해 제주도에서 3박4일을 보냈다.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역사의 흔적을 찾거나 오름을 오르기 위해 찾아도 좋을 것 같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