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장동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판단을 놓고 검찰이 한달 넘게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 사건에 대해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지 한달을 맞이했다.

그동안 검찰이 심의위 의결을 통상 1~2주 내에 따랐던 점을 감안하면 한달이 넘도록 결정이 지연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앞서 심의위는 지난달 26일 이 부회장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으며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표결에 참여한 심의위 위원 중 13명 가운데 10명이 불기소와 수사 중단에 찬성했다. 근거와 이유 등은 적시되지 않았지만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심의위 의견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이라 검찰이 강제로 따를 필요는 없지만 불기소 권고가 나온 이상 검찰은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2018년 도입된 대검찰청 산하 위원회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을 심의한다.

검찰은 제도가 시행 이후 진행된 총 8차례의 수사심의위 권고를 따랐다. 하지만 이번 결정마저 따를 경우 지난 1년7개월 간의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점을 자인하는 셈이 된다.

수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신청할 정도로 강력한 기소 의지를 보여온 검찰로서는 따르기 부담스러운 결정이다.

반면 기소를 선택할 경우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으로 외부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를 스스로 무력화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소를 통해 재판절차를 밟더라도 진행 과정에서도 이 부회장 측이 검찰의 수사가 부당했다 근거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과 심의위의 수사중단 및 불기소 결정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와 재계 등에서는 이르면 이번주 단행되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일정 등을 고려해 적어도 다음달 초에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