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 존재할까… 가능성은 '반반'
재계에선 이 회장의 유언장 존재 여부를 ‘반반’으로 보고 있다. 일단 유언장 자체가 없을 가능성이다.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뒤 6년 넘게 병상에서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이 회장이 유언장을 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쓰러지기 전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왔다는 것도 이 회장이 미처 유언장을 쓰지 못했다는 주장의 근거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일찍이 유언장을 작성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1999년 말 경 폐 부분의 림프암이 발병해 수술과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고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건강관리에 신경써온 만큼 미리 유언장을 마련해 뒀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사후 경영권 분쟁 소지를 줄이기 위해 유산 상속에 대한 기본 방침은 남겨뒀을 것이라는 데도 무게가 실린다. 이 회장 역시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형인 이맹희 전 CJ명예회장과 법적 분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양측 모두 “유언장이 없다”고 밝힌 만큼, 이 회장이 경험상 ‘유언장의 부재’를 크게 느껴 미리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상속세만 최소 10조… 재산 상속 어떻게?
유언장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재산 상속 방식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2251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이 유언장을 남기지 못했다면 민법에서 규정한 상속 절차에 따라 부인인 홍라희 전 라움미술관장이 33.33%,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각각 22.22%씩 상속하게 된다. 이 경우 홍 전 관장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됨과 동시에 모두가 상당한 수준의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 회장의 주식 재산에 대한 상속세 추정액만 10조에 달한다.
유언장이 있다면 이 부회장이 주식 과반을 상속하고 다른 가족은 부동산, 현금성 자산을 더 많이 상속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의 현재 삼성생명 지분율은 0.1%도 되지 않는다.
재계에선 이런 점을 고래해 봤을 때 이 회장이 지분 상당수를 이 부회장에게 불려주거나 배우자인 홍 전 관장의 상속분은 이 부회장에게 상속한다는 최소한의 유언장은 있다고 보고 있다. 사회 환원에 대한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유언장 여부도 중요하겠지만 삼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부회장이 지배하는 체제를 완성해 왔다”면서 “명시적 유언장이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없더라도 승계에 대한 교통정리는 이미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