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의 16일 오찬 회동이 연기되면서 차기 한국은행 총재 인선도 지연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의 16일 오찬 회동이 연기되면서 양측 조율이 필요한 기관장 선임 인사도 늦어질 전망이다. 특히 차기 한국은행 총재 인선도 지연될 전망이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은행 총재 공백 사태가 벌어지면 가파른 물가 대응에 나서야 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로 예정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 안 돼서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8년동안 의사봉을 잡았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는 오는 31일 끝난다. 다음달 1일부터 차기 한은 총재가 직무를 수행하려면 적어도 이달 초 인선이 마무리됐어야 했다. 한은 총재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지까지 약 한달이 소요돼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한은 총재를 비롯한 기관장 인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한은 총재 임기가 4년인만큼 새정부를 꾸리는 윤 당선인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차기 총재의 임기가 문 대통령 재임 기간에 시작하는만큼 문 대통령이 차기 총재를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각을 세웠다.


이번 회동 불발 등을 비롯해 양측의 신경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차기 한은 총재 인사는 늦어질 가능성이 농후해보인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한은 총재 자리가 공백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다음달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사상 처음으로 총재 공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 부총재가 총재직 권한대행, 금통위 의장직 직무대행은 주상영 위원

이에 한은은 사상 초유의 총재 공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한은은 총재 공백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승헌 부총재가 총재 직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한은 총재가 겸임하고 있는 금융통화위원장은 주상영 위원이 직무 대행에 나설 예정이다.

금통위는 오는 24일 회의에서 주상영 위원을 다음달 1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의장 직무를 대행할 위원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미리 의장직 직무 대행 순번을 정해두고 있는데 이달말까지는 서영경 금통위원이지만 다음달 1일부터는 주 위원 차례로 바뀐다.

이에 따라 다음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선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로 불리는 주상영 위원이 의사봉을 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선 한은 총재 부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계속 치솟는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한은 총재 공석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짓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24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지금의 국내외 경제 금융 상황에 비춰보면 총재 공백기간이 없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물론 의장 역할이 크고 의장이 없을 때 지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합의제 의결기관인 금통위가 자율적, 중립적으로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백이 생겼다고 해서 통화정책이 멈추거나 실기하거나 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