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딜로이트가 발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공급업체들에 의존하는 글로벌 기업은 37만4000개에 이른다./자료=딜로이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양국 후방산업의 공급업체들이 차질을 빚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역시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공급망 위축에 따른 잠재적 위험 요소들을 파악해 해결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12일 딜로이트가 발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가운데 러시아 공급업체들에 의존하는 글로벌 기업은 37만4000개에 이른다. 특히 러시아 2차 공급업체와의 거래 건수는 76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조달책임자(CPO) 15%만이 2차 이상 공급업체에 대한 위험요소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딜로이트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취약점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원유에 대한 유럽의 과도한 의존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주요 농산품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의존을 꼽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교역량의 25% 이상, 해바라기유 수출량의 60% 이상, 보리 수출량의 30% 이상을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도 글로벌 공급망을 위축시키고 있다.

딜로이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국력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가장 중요한 원자재들의 주요 수출국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미국 내무부(DOI)가 국가 경제와 안보 이익에 필수적이라고 지목한 35개 주요 광물 상당수를 대량 수출하고 있다. 팔라듐, 티타늄, 니켈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향후 2년간 유럽의 연간 경차 판매량이 200만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딜로이트 관계자는 “대체 원자재 공급업체와의 거래를 신속히 실행하고 필수 재고와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자재를 조달할 대체 공급 지역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첨단 애널리틱스로 강화된 ‘관제탑’(control tower)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며 “광범위한 공급 네트워크 내 어떤 부문에서 위험이 심화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