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5%대에 진입할 수 있으며 예상보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인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9일 글로벌 투자은행 ING은행은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6%로 당초 전망치(3.6%)보다 1%포인트나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1.5%인 기준금리를 올 5월, 7월, 12월 금통위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기준금리는 2.25%까지 오른다.
ING은행은 최근 국내 기저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높고 원화 약세가 기존 예상 보다 장기화 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에서 4.6%로, 2023년은 2.5%에서 3.0%로 상향했다.
아울러 ING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5%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4.8%를 기록했는데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의 급등으로 석유류(+34.4%) 및 가공식품(+7.2%)의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3.6%를 나타내 201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ING은행은 4월전기·가스·수도 물가가 6.8% 상승했으며 지난 겨울 원자재 가격 상승분 반영을 위해 올해 남은 기간에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 예상했다. 도시가스는 5월, 7월, 10월 인상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인상 전기요금은 10월에 한차례 더 오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그동안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연초 이후 치솟으면서 이제는 추가 가격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물가 체감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순차적으로 공공요금이 재차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공공요금 인상은 2023년 내내 계속돼 내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2% 목표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 물가의 오름세도 지적했다. 외식 물가는 4월 전년 동월보다 6.6% 상승했으며 개인 서비스 물가도 지속적인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3월말 거리두기 완화로 각종 서비스업 활동이 재개되면서 노동집약적 서비스 물가(가사서비스, 요양관리, 아파트 관리 등)가 상승했는데 이는 저숙련, 일용직 근로자의 임금이 일정 부분 상승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노동 수급 불일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수개월 내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서비스 부문 가격 인상은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NG은행은 예상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올 1분기 GDP성장률(0.7%)을 근거로 당분간 한은이 물가 상승 억제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4월 금통위 의사록을 살펴보면 다수의 의원들은 물가의 상방 위험에 대한 우려를 적극적으로 표명한 점을 감안하면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가 시장의 예상 시기인 7월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올 6월, 7월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씩 인상하고 2023년말까지 3.25%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한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6월엔 한은 금통위 회의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