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들)의 상환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대의 가계대출이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젊은층이 금리인상에 따른 부실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인상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9개월만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2.25~2.5%로 올라간다고 보는 시장 예측치가 합리적인 기대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과 같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연이어 오르면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져 금융 취약층의 상환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20대 사회초년생의 대출이 늘고 있어 20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금리 인상 여파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빛 보기 전에 빚 먼저 낸다" 20대 다중채무자 '훌쩍'
진선미(더불어민주당·서울 강동갑)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게 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전체 연령대의 가계대출 총액은 1869조1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20대는 95조665억원으로 조사됐다.전체 연령대의 가계대출 총액은 2019년 12월 말 1632조7039억원에서 지난해 말 1867조1256억원으로 14%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20대의 가계대출 총액은 같은 기간 69조5260억원에서 95조2127억원으로 37% 증가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금리가 적용되는 2금융권 이용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올해 3월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액은 1조2674억원 줄어지만 2금융권의 총액은 3조3367억원 늘었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20대 다중채무자가 늘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20대 다중채무자 수는 2019년 12월 말 30만3000명에서 2021년 12월 말 36만9000명으로 22% 증가했고, 대출금액은 같은 기간 15조5763억 원에서 23조525억원으로 48% 증가했다.
반면 전체 연령대의 다중채무자수는 5%, 대출금액은 15%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의 다중채무자에 비해 20대 다중채무자의 수가 4.4배, 대출금액은 3.2배 가량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이들의 상환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취약차주 연체율은 과거 금리하락기(2019년 2분기~2020년 4분기)에 1.8%포인트 하락하고 금리상승기(2016년 4분기~2019년 1분기)에 1.9%포인트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각 연령별 차주 중 취약차주의 비중은 20·30대 청년층(6.6%)이 다른 연령층(5.8%)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 최근 젊은 취약차주의 신용리스크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더 증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실대출이 늘면서 취약차주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2금융권의 건전성 저하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말 취약차주 대출 중 2금융권의 비중은 60.6%로 비취약차주(39.8%)에 비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