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총 44개 업체에서 53억7000만달러(약 7조552억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 징후가 포착됐다. (왼쪽부터) 우리은행, 신한은행/사진=각 은행

최대 7조원이 넘는 비정상적인 해외송금이 시중은행에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총 44개 업체에서 53억7000만달러(약 7조552억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 징후가 포착됐다. 이 가운데 비정상적 상거래에 따른 송금도 포함돼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한 불법 환치기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이 '이상 외화송금'으로 파악하고 점검 중인 거래의 규모는 약 7조534억원(53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금감원은 2021년 이후 신설 업체 중 ▲외환송금액 5000만달러 이상+자본금의 100배 이상 ▲외환송금액 5000만달러 이상+가상자산거래소 연계계좌 운영 은행(신한·전북·농협·케이뱅크)으로 부터 빈번한 입금 거래 ▲특정 영업점의 외환송금 실적이 50% 이상 차지하는 거래를 점검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현재 금감원 검사 중인 거래를 포함해 주요 점검대상 거래 규모가 53억7000만달러(44개 기업)로 나타났다. 다만 이 중에는 정상 상거래에 따른 송금 사례도 확인돼 정확한 수치를 단정할 수 없다.


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확인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는 약 4조1000억원(33억7000만달러, 22개 업체)으로 잠정 집계돼 은행이 당초 보고한 규모보다 증가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우리은행은 5개 지점에서 931회에 걸쳐 총 1조6000억원(13억1000만달러) 규모, 신한은행에서는 11개 지점에서 1238회에 걸쳐 2조5000억원(20억6000만달러) 규모 이상 외화송금이 취급됐다.

당초 은행이 금감원에서 보고한 내용보다 우리은행 7000억원, 신한은행 9000억원이 각각 증가한 수치다. 다만 3개 업체(우리 1개, 신한 1개)의 경우 송금자금에 정상 상거래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송금거래 대부분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자금이 이체되고 이 돈이 국내 무역법인 대표 등 다수 개인과 법인을 거쳐 해당 무역법인 계좌로 모였다. 이후 수입대금 지급 등의 명목으로 해외법인으로 송금됐다. 해당 해외법인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가 아닌 일반 법인들로 파악됐다.

이준수 부원장은 "법인 대표가 같거나 사촌 관계이고 한 사람이 여러 법인 임원을 겸임하는 등 특수관계인으로 보이는 경우도 확인됐다"며 "법인계좌에서 타법인 대표 계좌로 송금, 동일한 계좌에서 다른 2개 법인으로 송금, 특수관계인으로 보이는 업체들의 기간을 달리한 송금 등 서로 연관된 거래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거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유입된 자금과 일반 상거래로 들어온 자금이 섞여 해외로 송금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모든 은행 대상으로 대규모 이상 외화송금 거래 여부를 자체 점검하고 이달 말까지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에서도 1조원 규모의 이상 외환거래를 포착했으며 KB국민은행, 농협은행 등에서도 의심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추후 은행들을 상대로 외환업무 취급 및 자금세탁방지업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검토해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