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반도체, 전기차에 이어 바이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나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현지시각) 보스턴에 위치한 케네디 박물관에서 열린 달 탐사 프로젝트 연설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암 문샷' 계획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바이오 제조 역량을 높이는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주도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산업까지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전기차 이어 바이오도… "첨단산업 선도"

12일(현지시각) 미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지속가능하고 안전하며 안심할 수 있는 미국 바이오경제를 위한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혁신 증진 행정명령'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오는 14일 관련 회의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투자 방안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이 생명공학과 바이오 분야에서 리더십과 경제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분야 등에 투자를 강화하는 게 이번 행정명령의 골자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에서 발명한 모든 것을 미국에서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라며 "미국은 외국 원료와 바이오제조에 너무 많이 의존해 왔다. 핵심 산업에 대한 오프쇼어링(생산기지 해외 아웃소싱)은 중요 화학 물질과 의약품 성분 등 원료에 대한 우리 접근 능력을 위협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명령을 통해 수십년 동안 미국의 생명공학 리더십과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규정할 분야에 대한 연방정부의 투자를 촉진해 미국내 바이오 제조 능력과 공급망을 확장·강화하겠다"며 "일자리 창출과 소비자들을 위한 물가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보스턴에 위치한 케네디 박물관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 케네디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로이터

바이든표 '암 문샷' 사업 본격화… "암 사망률 절반↓"

이번 행정명령은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이 더 커진 만큼 관련 산업에서 자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내 바이오 생산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중국 바이오 산업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관련 산업에서의 미국의 리더십과 경쟁력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보스턴에서 진행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달 탐사 프로젝트 연설 60주년 행사에서 '암 문샷'(cancer moonshot) 사업을 강조하며 생명공학·바이오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술을 증진하고 생명을 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향상된 생명공학을 이곳 미국에서 제조해야 한다"며 "이날 조치는 생명공학과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이 세계를 선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 문샷은 지난 2월 향후 25년간 미국의 암 사망률을 최소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프로젝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6년 암 연구를 위해 8년간 18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이 프로젝트 책임자였다. 암 검진부터 새로운 항암 면역 치료제, 희귀 난치암 치료제, 암 백신 등의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